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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티벳의 맛] ② 참파
작성일 2010.05.19
작성자 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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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티벳사람들의 가장 손쉬운 식사해결방법이 바로 참파이다. 아직도 내 귀에는 그들의 발음이 '참파' 이기도 하고 '짬바'이기도 하고...그렇다.^^; 참파는 조그만 사발에 볶은 보릿가루를 넣고 거기에 야크버터티나 녹차를 조금 뿌려 손으로 조물조물 돌려가며 반죽하여 찰지게 덩어리를 만들어 조금씩 손가락으로 뜯어 먹는 음식으로 티벳사람들의 대표적인 주식중 하나이다. 언제 어디서나 재료를 꺼내 손쉽게 먹을 수 있어서, 티벳사람들은 자그만 배낭에 넣어 다니며 즉석에서 한 끼를 해결한다. 요즘은 텔레비전 다큐로 '차마고도' 나 티벳 유목민들의 삶을 간간이 볼 수 있어서 그다지 낯선 풍경은 아닐 것이다.

성지 라싸로 향하는 오체투지순례자들도 성산 카일라쉬로 향하는 순례자들도 포탈라궁을 중심으로 라싸시 외곽을 크게 도는 순례자들도 죠캉사원 앞마당에서 쉼 없이 오체투지례를 올리는 사람들도 일반 가정에서도 참파는 티벳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인 한 끼 식사다. 참파를 먹는 티벳사람들...척박한 땅에 사는 환경의 영향이긴 하지만 나는 쉼 없이 순례를 돌며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하는 그네들이 수도자처럼 느껴진다. 승복을 두르지 않은 평범한 남녀노소가 내 눈엔 다 수행자로 보인다. 그래서 한 번씩 난 꿈을 꾼다. 이담에 나도 저 티벳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지면 먹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저렇게 담백하게 여생을 보냈으면 하고. 글쎄, 매끼 식사를 위해 몇 가지 밑반찬과 따뜻한 밥과 국을 내어야하는 한국의 가정주부라서 그런 생각이 더 드는지도 모르겠다.^^

티벳사람들은 아주 능숙한 손놀림으로 금새 가루를 덩어리로 만들어 버리지만, 처음 접하는 이방인들에겐 아무래도 덩어리로 만들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나는 항상 시도는 해보지만 결국은 그냥 티벳친구들에게 맡겨버린다.^^ 그게 빠르고 먹기 쉽다. 맛은 담백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