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도에서 마주한 찰나의 순간 |
---|---|
작성일 | 2014.10.15 |
작성자 | 김*미 |
상품/지역 | 문화역사탐방인도/네팔/스리랑카 |
내 마음 속 인도는 후미진 뒷골목을 헤매이는 것, 몸을 불편하게 하고 마음을 덜어내야만 하는 것이 인도여행의 전부인줄 알았다. 10시간이 넘는 비행거리를 지나 내린 델리에서는 자욱한 안개와 특유의 향신료 냄새, 까맣고 큰 눈동자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해야만 했고, 마크트웨인이 말한 '역사보다, 전통보다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는 골목골목을 돌아 겨우 숙소를 찾게 했다. 나의 첫 인도는 그러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과 소, 자동차, 오토바이 소음들, 모든 것들이 새로웠고, 혼란에 빠졌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인도에서의 익숙함이 무엇인지 알아가기 시작했다. 마치 커피향이 내 옷에 짙게 베이는 것처럼 서서히 인도의 냄새에 점점 익숙해져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었고, 빛깔이 고운 과일들과 알록달록한 향신료들이 뿜어내는 강렬한 색채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었다. 그렇게 빠져든 인도. 그곳에서 내 눈에 박힌 수많은 장면 중 몇 개의 장면은 특히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면, 여행에는 평생 잊지못할 찰나의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잊지 못할 몇 가지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 순간을 셔터에 모두 담기 노력했지만 어쩌면 내 눈과 마음 속에 더 깊이 남은 것 같았다.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의 골목길 상점 앞을 가로막은 소 한마리와 동그란 눈을 가진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 마치 천국의 모습을 엿볼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 눈동자를 카메라 프레임에 꼭 담고 싶었다. 에로틱하면서도 고즈넉한 카주라호에서 보름달과 마주했을 때는 삼각대를 어깨에 들쳐 메고 무언가에 이끌리듯 마을의 깊숙한 곳으로 걸어들어 가기도 했었다. 100년 전 영국 왕자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도시 전체를 환영의 색인 핑크빛으로 물들인 도시 자이푸르와의 첫 만남도 잊을 수 없다. 바람의 궁전으로 유명한 하와마할의 강렬한 핑크 색에 매료되어 이리저리 서성일 때 백발의 착한 눈을 가진 노인이 다가와 색색의 옷감들이 걸린 상점사이로 난 계단위로 날 안내했다. 뷰포인트라는 허름한 카페테라스에 선 순간 의심쩍은 생각을 가졌던 마음이 미안할 정도로 시야가 확트인 하와마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인도는 내게 결정적 순간을 만나기 위해 쉼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쁜 여행지였다. 프레임에 갇혀있는 피조물들은 여행에서 만날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책상 위를 밝혀주고 방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워주었다. 평생 잊지 못할 몇 개의 장면들. 나 혼자 담고 있기엔 아쉬운 순간들. 인도에서 잊을 수 없는 찰나의 순간들을 담을 수 있는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인도로 떠난 이라면, 인도라는 곳에 여행을 가고 싶어 준비하는 이라면 아래의 세 가지 찰나의 순간은 꼭 담아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바라나시 갠지스 강 가트를 바라보며 파노라마로 남기기 바라나시 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고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는 것은 당연히 바라나시 여행의 필수 코스이지만 특히 일출시간에 맞춰 바라나시의 강변을 잇고 있는 계단길인 가트를 갠지즈 강 위에서 바라보는 것은 여행자에게 잊을 수 없는 풍경이 되어 다가온다. 붉은 빛을 머금고 고대 도시의 웅장함을 그대로 간직한 가트의 화려함은 아침에 가장 빛을 발한다. 2. 해질무렵 아그라 포트 자스민의 방에서 쓸쓸한 타지마할의 모습 바라보기 무굴제국 5대왕 샤자한이 왕비를 위해 무덤으로 만든 타지마할은 본래 그 모습으로도 충분히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지만 그가 숨을 거두기 8년의 유배기간동안 사랑하는 아내의 무덤인 타지마할을 지척에 두고 쓸쓸히 죽어갔던 곳에서 바라보는 타지마할은 화려함 속에 감춰진 애잔함이 그대로 프레임에 담겨진다. 3. 카주라호의 조금 더 깊숙한 곳에서 에로틱한 모습을 담아오기 북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타지마할과 함께 일명 ‘야한 사원’으로 알려져있는 카주라호는 명소중의 명소다. 시골벽촌에 위치한 에로틱 사원을 보고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을 경우라도 카주라호 사원 옆으로 난 시골 길과 그 길 끝자락에 위치한 명상터에서 본 붉은 해를 걸친 카주라호 사원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