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상 끝까지]프랑스길 완주(800km) + 피니스떼레/무씨아(125km) 4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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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11.23 |
작성자 | 양*선 |
상품/지역 | 산티아고/도보여행산티아고/세계의 길 |
한 번도 내것이었던 적 없는 산티아고 순례길,
나의 것으로 접수완료 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길이 허락해야 ? 선택받은 사람만 갈 수 있는 길이라고도 했습니다. 9/22~11/6. 그 날 산티아고는 저를 불렀습니다. 순례길 위에 오르기 전 새로운 신분증을 만들었습니다. 순례자여권(Credencial)... 내가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문서이며 어디서부터 걷기 시작했고, 어느 코스를 따라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발자국표 이기도 합니다. 925km 대장정의 첫 시작은 피레네 산맥 넘기. 피레네 산맥의 풍경은 아름답고 황홀했습니다. 그러나 두 다리는 첫 날부터 죽을 맛이었지요. 힘겹게 도착한 숙소 알베르게... 배정받은 침대를 찾아 Go! 아뿔싸 ! 수용소 같은 내 잠자리를 마주한 순간 당황했고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게다가 챙겨온 짐이 어찌나 많은지 필요한 물건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대여섯 번은 짐들을 뒤집어야 겨우 샤워실로 갈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걸으면서 나를 마주해 보겠다고 떠나온 순례길인데 짐에 치여 바쁘고, 혼란스럽고, 정신 못 차린 채 3~4일을 더 보냈습니다. 일 주일 정도 지나니 조금씩 적응이 되어 마음이 차분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먹고, 자고, 걷고, ? 단순한 일상의 되풀이였으나 까미노가 전해 주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마음으로 느끼며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걷는 날도 있었고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걸어야 했던 날도 있었고, 갑자기 쏟아지는 우박도 속수무책으로 맞아 봤습니다. 오후가 되면 눈꺼풀과 함께 무거워지는 두 다리, 내딛는 것이 버거워질 때마다 등에 짊어진 무거운 배낭에게 욕하며 느려지는 두 다리에 힘을 쏟기도 했습니다. 산티아고 까지 남은 거리가 줄어들 수록 몸은 고단하고 힘들었으나 마음은 한없이 뿌듯하고평화로워져 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 전 내가 간절히 열망하며 마주하고 싶었던 곳이 세 군데 있었습니다. 순례길의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와 철의 십자가, 세상의 끝 무씨아 였습니다. 산티아고 대성당에는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이며 순례자들은 광장에 도착하는 순간 그 동안의 긴 여정을 마무리 하고 감사와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도 광장에 도착한 순간 만세를 불렀고 긴 여정을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폰세바돈 언덕 정상에 세워진 '철의 십자가'( Cruz del ferro)는 순례자들이 자신의 가장 큰 짐, 간절한 기도, 버려야할 것 들을 내려놓는 곳이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짐을 쌀 때 가장 먼저 챙겨넣은 것이 바로 나와 가족들의 '걱정과 소망' 을 적은 작은 돌멩이들이었고 그 곳에 내려놓고 왔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끝 피니스 떼레 와 무씨아를 향한 걷기는 얼마 남지 않은 길이 아쉬워 아끼고 아끼면서 걸었습니다. 세상의 끝 대서양에서 환호로 배웅했던 일몰역시 진한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벌써 그리워집니다. 우리네 삶과 꼭 닮아있는 아름답고도 험난한 순례길, 좁아터진 샤워실, 삐그덕 거리던 침대, 길 위에 있는 작은 bar들, 수없이 지나쳐 온 크고작은 마을들, 눈이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주며 '부엔 까미노' 하던 순례자들과 마을 주민들, 배고픈 순례자들을 위해 갖가지 먹을 것들을 남겨놓았던 스페이롱부들의 따뜻한 마음, 지독한 소 똥 냄새까지도 이젠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AND 윤익희 상무님, 이혜련ㆍ류동희 선생님을 칭찬 합니다! 세 분 선생님들의 세심한 배려와 보살핌 덕분에 빨리 정신을 차리고 순례자의 삶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세 분 선생님들의 안내와 도움이 아니었으면 날마다 허둥지둥 두 다리만 혹사 시키는 트레커로 지내다 왔을 겁니다. 초반 3~4일 동안 무던히도 선생님들 속을 썩여 드렸습니다. 몰라서 그랬습니다.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 ! 그리고 따뜻한 보살핌 잊지 않겠습니다. 세 분 선생님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도전하실 순례자들의 꿈을 지켜주는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 주세요! 같은 시간 저와 함께 순례자로 까미노에 기대어 살았던 여러 선생님들의 삶을 축복하며 평화를 빕니다! 부엔 까미노!!!
평점
4.6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4
식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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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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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11.23 |
초보 순례자의 어색함을 벗어내고 의엿한 순례자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볼때 우리 도우미 스탭들은 진한 감동과 보람을 느낀답니다. 저희들의 노력을 알아주시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오랜 여정의 고단함은 좀 가셔졌는지요 까미노의 소회를 잔잔히 풀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혜초여행포인트를 적립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