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나푸르나] 푼힐/베이스캠프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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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1.12 |
작성자 | 전*태 |
상품/지역 | 트레킹네팔 히말라야 |
도대체 뭐가 사람들로 하여금 ABC 트레킹에 열광하는 걸까?
세계 3대 트레킹 중의 하나이며, 그중에서도 트레커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로망순위 1위라는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일명 ABC) 트레킹 12일 짜리를 다녀왔다. 한국의 산은 어떤 산이든 2천미터 이하에 당일 치기 혹은 1박 2일이면 대략 종주 내지는 등정 후 하산이 가능한 산들이다. 한국의 산에서는 감히 느낄 수 없는 히말라야의 자이언트급 위용 앞에서 우리들은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 역시 히말라야라는 표현이 적당했다. 히말라야(Himalaya)의 히말(Himal)은 '눈(雪)'의 의미이고, 알라야(Alaya)는'거처, 안식처'라는 뜻이다. 그러니 히말라야는 눈의 안식처 즉 만년설을 뜻한다. 안나푸르나 히말라야 트레킹의 본거지인 포카라에서 부터 산행 내내 보여주는 8천미터급 거봉들을 거느리고 있는 네팔의 히말라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외감을 주었고, 雪山의 신비를 간직한 채 자연의 위대함 마저 느낄 수 있었다. 자연 앞에 초라한 인간이기에 ABC 트레킹은 바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다. 바로 그런 면에서 전 세계 트레커들이 줄지어 찾는 곳이 아닌가? ABC트레킹은 최소한 아무리 빨라도 5일에서 9일정도 소요되는 일정이다. 그 일정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자연환경과 여러 마을을 지난다.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인내와 고통을 견디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축적이 되어야 ABC에 도달할 수 있다. 비로소 ABC에 서면 서라운드로 펼쳐진 6,7,8천미터급 설산들이 사방 팔방으로 하얀 고깔모자를 쓴채 바로 눈앞에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바로 이 모습을 만나기 위해 5일~9일씩 투자하면서 ABC를 찾는게 아닐까? 문명의 혜택이 충분히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행복한 현지인들, 넉넉하지 않더라도 작은것으로도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 트레커들에게 친절한 눈빛을 보이며 트레커가 나마스테하면 같이 인사해 주는 사람들, 유일한 운송수단이라야 말, 노새, 당나귀 정도이며 대부분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직접 나르고, 이웃마을을 가려면 걷고 또 걸어야 마실이라도 갈 수 있는 곳, 전기가 부족하여 물을 데필수 없어 씻기도 힘든곳, 매일매일 씻지 않아도 해맑은 표정의 사람들, 빨래를 할 수 없어서 때가 꼬질꼬질 보여도 정감넘치는 사람들, 그 곳 히말라야에도 따뜻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혜초를 통한 트레킹은 나를 찾아 떠나기에는 너무나도 과분한 배려와 혜택을 제공받았다. 가이드 세명, 트레킹 내내 맛있는 영양을 제공한 한식요리팀, 개인의 무거운 카고백을 날라주는 포터들, 이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ABC 완주는 불가능하였을지도 모른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고맙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분에 넘치는 도움들이 오히려 나를 찾는데 방해가 되는 듯 했다. 너무 쉽게 오르는 ABC는 홀로 혹은 둘, 셋 등 개인적으로 온 사람들과 비교하였을 때, 우리의 트레킹은 귀족 산행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진한 대접을 베푸는 것이 혜초의 축적된 시스템이었다. 26년간 쌓아온 혜초의 노하우와 고객만족의 실천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론 No 가이드, No 포터로 순전히 홀로의 힘으로 ABC를 찾아 온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들의 용기와 도전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어쩌면 혜초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다음엔 꼭 홀로 혹은 지인들과 함께 노가이드, 노포터로 ABC+EBC를 다시 찾겠다. 아마 그때는 이번 혜초를 통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트레킹을 하면서 현지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전세계 트레커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단 1인당 비자발급비(25~30$), 입산료 4600루피정도(?), 롯지 사용료, 식사비, 기념품 구입, 짚차 이용, 버스이용, 항공이용, 현지인에게 선물 제공(과자, 사용하던 물건 주고 오기 등) 등 유무형으로 네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런 혜택과는 무관한 고산에 뿌리를 박고 농사만 지으며 사는 순박한 현지인들에게 트레커들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트레킹 코스는 어느 집 앞 마당을 지나가기도 하고 밭과 밭 사이로, 때론 그들이 사용하는 농사용 길을 이용하다보면 그들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여 의도치 않게 사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트레커들이 버리는 많은 쓰레기와 롯지 화장실에서 많은 트레커들이 쏟아내는 대변 배출로 인한 인분 처리 문제, 수많은 샤워로 인한 물소비와 비누(샴푸) 사용으로 인한 계곡물 오염 문제, 수많은 트레커들의 왕래로 등산로가 파여나가고 훼손되는 문제, 등산로 주변에서 어쩔 수 없이 실례하는 대소변으로 인한 악취와 식수 오염 등의 행위들은 트레커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우면서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갑자기 쓸데없는 생각을 한 번 해 보았다. 앞으로 네팔정부가 입산료를 지금보다 2~5배를 올린다면, 그리고 ABC를 휴식년제로 1~3년을 묶어 버린다면, 1일 입산인원을 일정인원으로 통제한다면, 여행사를 통한 단체트레킹에 일정부분 제동을 가한다면… 등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은 현실성 없는 예상들이지만~~~~~~ ABC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히말라야를 사랑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현지인들의 삶에 민폐를 끼치는 행동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배출은 최소화하고 되도록 쓰레기는 되가져오기를 실천하자. "우리가 히말라야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어쩌면 히말라야가 우리를 외면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마스테(Namaste: 나의 신이 당신의 신께 인사드립니다.)"
평점
4.8점 / 5점
일정4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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