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와 칼라파타르 산행기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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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호 |
작성일 | 2013.03.26 |
□ 제 12일 (남체 → 몬조 → 팍딩; 4시간 30분) • 5시 넘어 까지 푹 잤다. 이 정도 내려와도 훨씬 숨쉬기도 잠자기도 훨씬 편하다. 한 2000m 가까이 내려 왔으니까 그럴 만도 하다. • 오늘은 7-8-9로 좀 느긋하다. 북어국으로 해장을 하고 남체 바자르 시장구경을 나선다. 편의점에서는 면도기, 지도를 옷가게에서는 목도리를 사고 서둘러 돌아온다. • 10시에 출발하여 남체의 긴 언덕을 내려온다.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특히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르는 짐꾼들이 안쓰럽다. 야크, 소 등 동물도 코에 흰 김을 내뿜으며 오른다. 나르는 짐은 다양하다. 보니 등산객들 배낭은 물론, 건축자재인 목재, 문짝, 시멘트, 비료, 곡식, 음료수, 달걀 등등 다양하다. • 듣자니 짐꾼들의 운반비는 루크라에서 남체까지 kg당 약 40루피이고 남체에서 고락셉까지는 60루피란다.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잘 지는 사람은 120kg 까지도 운반한단다. 하루 수입으로는 약 3∼4000루피(약 40∼50달러)나 되니 여기 수입으로는 좋은 편이란다. 사람에 비하여 말은 보통 50kg 정도 싣는다니 사람이 더 세다. 아니 사람이 센 게 아니라 돈이 센 것이다. 학교를 나와도 일자리가 없어 많은 젊은이가 이 짐 지는 일에 매달린단다. (보니 네팔 실업률은 2008년 기준 46%). 이 나라 사정이 참 딱하다. •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남체를 내려와 합수점 강가에서 모두들 앉아 쉰다. 경치 배경으로 남녀 편을 갈라(?) 기념사진을 찍은 후 다시 출발. 조르살레를 지나면서 보니 열흘 전에 왔던 길보다는 완연한 봄 길이다. 지난번 보지 못한 이 나라 꽃이라는 랄리구라스가 곳곳에 피어 있다. 우리 동백과 무궁화를 연상케 한다. 외롭고 거친 산속에 홀로 핀 빨간 랄리그라스... 무엇을 말하려는 듯하다. • 몬조 근처의 롯지에서 비빔국수로 점심을 하고 쉰다. 여기는 전기사정이 괜찮은지 냉장고, 세탁기 등이 있어 신기하기까지 하다. • 고소증이 있는 분은 말 타고 내려가고, 우리는 2시에 출발, 천천히 걸어 4시쯤 팍딩 지난번 투숙했던 롯지에 도착한다. 짐 풀고 모두들 마당 수돗가에서 세면과 양치. • 인솔자분에 의한면 오늘까지의 GPS로 측정된 산행 통계치는; 총 걸은 거리 121km, 걸은 시간 51시간, 휴식시간이 17시간, 총 산행시간은 68시간. 참 많이도 걸었다. 내일 끝날 때 까지는 132km 72시간 정도가 될 것이다. • 일행 분이 버너를 꺼내어 불 지피고 라면 끊이니, 또 한 분은 아껴 놓은 소주 꺼내고, 나는 남은 안주 모두 꺼내어 즉석에서 파티가 벌어진다. • 조금 후에 촐라팀원들도 모두 도착. 들으니 눈 때문에 결국 칼라파타르에 가지 못하였다고. 에베레스트가 결국 허락을 하지 않으셨나보다. • 오늘 저녁은 네팔 전통식 달밧따가리, 접시 중간에 쌀밥 한 덩어리를 놓고 그 주위에 소스를 듬뿍 뿌린 고기류, 채소류를 배열. 네팔 스프는 별도 그릇에 담고. 원래는 손으로 작게 뭉쳐가며 먹는다는데 우리는 수저를 써서 먹는다. 먹을 만하다. 이제껏 한식만 먹다가 보니 이것도 별미이다. • 물로 세수, 면도하고 발 씻고, 오랜만에 사람답게(?)하고 잔다. <<남자끼리.......>> <<질세라...여자들도>> <목재를 지고가는 포터> <이런 이런....> <참 알뜰하게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