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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와 칼라파타르 산행기 (12)
작성자 최*호
작성일 2013.03.26


□ 제 11일 (페리체 → 팡보체 → 디보체 → 풍기텡가 → 남체; 9시간 30분)

• 깨어보니 4시가 좀 넘었다. 꿈도 꾸지 않고 내리 잔 것 같다. 이제 숨쉬기도 한결 편하다. 옆방의 코고는 소리가 크다. 오늘은 눈길을 걸어 남체까지 간다. 3일 걸려 올라왔던 길을 하루에 단숨에 내려간다는 것이다.

• 6시 모닝티 마신 후에, 카고백을 꾸려 문밖에 놓는다.
• 육계장으로 아침을 하고, 롯지를 나서니 온 천지가 설국이다. 어제 내린 눈이 높은 산 뿐만 아니라 온 평원을 덮었다. 날씨는 언제 눈을 뿌렸냐는 듯이 쾌청하다. 모두들 흰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다시 들어와 아이젠을 차고 나서니, 단체 사진을 찍잔다

• 야크 발자국을 따라 남체행 길에 오르다. 내려올수록 더워져 웃옷을 하나씩 벗는다.


<페리체 출발 직전 흰 타부체(6495m)를 배경으로, 일행이 오늘 남체까지의
장시간 고된 산행에 앞서 모두 파이팅을 외친다.>

• 선발대는 이미 내려갔고, 소마레 오면서 최 선생이 맥주 한잔하잔다. 시원한 맥주를 한 잔하니 갈증과 피로가 가시는 것 같다. 비싼 값(450루피/캔)도 아깝지 않다.

• 팡보체를 지나고, 우리가 묶었던 디보체 롯지 앞을 지나, 12시쯤에 텡보체 라마사원 앞에 이른다. 먼저 도착한 일행들 사원 입구에 모두들 퍼져 쉬고 있다.

• 다시 힘내어 산길을 내려와 2시 경에 풍기텡가 강가 롯지에 도착. 도착한 사람부터 볶음밥을 먹는다.
• 식사 마친 후 곧바로 캉주마 행 산길을 오른다. 지치기는 했지만 숨은 가쁘지 않다. 여기부터는 소위 “에베레스트 하이웨이”이므로 길의 폭은 상당히 넓다. 야크와 사람이 교행이 가능할 4∼5m 정도는 된다.

• 캉주마에 오르니 전번에 묵었던 롯지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한다. 잘 다녀왔냐고. 다시 소위 하이웨이를 따라 남체를 향하여 걷는다. 해질녘에 전번에 투숙한 남체 롯지에 도착한다.

• 들어가니 전번 헤어졌던 촐라팀 한 분과 천안에서 임자체 등정을 왔다는 젊은 분이 반갑게 맞는다. 그러지 않아도 이번에 만난 산행객들은 대부분 서양 젊은이들이고 우리 젊은이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우리도 이런 도전형 젊은이도 있다니 안심이다.

• 조금 후 말에서 전주분이 내린다. 중간에 걷기 힘들어 말을 불렀나 보다.
• 오늘 저녁식사는 백숙이다. 참 고단한 하루였다. 겸사하여 네팔 술을 낸다. 만취되어 옷 입은 채로 침대에 곯아떨어진 것 같다.

<<밤새 겨울이 깊어진듯 하다>>

<.....>

<<그림같은 설화가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