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와 칼라파타르 산행기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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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호 |
작성일 | 2013.03.26 |
□ 제 6일 (디보체 → 팡보체(3940) → 딩보체(4410); 7시간) • 3시경에 잠이 깬다. 머리도 개운하다. 이제 어느 정도 4000m급에서 고소적응은 되어가는 것 같다. 실내온도는 약 3oC 정도로 냉냉하다. 오늘은 좀 긴 산행이고 눈길을 만날지 모르니 배낭에 아이젠을 챙겨 넣고 스패츠를 맨다. 모닝콜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카고백을 꾸려 방문 앞에 놓는다. • 식사 후, 예의 산행 체조를 마치고, 8시 출발. 어제 질퍽했던 땅은 얼어서, 아침나절에는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 앞을 막고 있는 거대한 아마다블람을 계속 보면서 고불고불 산길을 한 시간 반쯤 걷자니 60∼70채의 좀 큰 규모의 팡보체(Pangboche)마을이 나온다. • 이 마을 뒤편으로 언덕을 오르니, 눈 바로 앞에 아마다블람과 캉테가가 손에 잡힐 듯이 하다. 이 좋은 명당에 "ㄷ“자 형의 자그마한 마당이 있는 건물이 있다. 바로 엄홍길휴먼재단(UMHONGGIL Human Foundation)이 2010년 5월에 설립한 팡보체휴먼스쿨(Pangboche Human School)이다. 수업중인지 조용하다. <팡보체 휴먼스쿨(2010.5 개교)에서 일행들이 학용품과 선물을 나누어준다> • 우리 일행 몇 분이 사려 깊게도 학용품, 풍선 등 놀이기구 선물을 준비하여 오셨단다. 이 학교 선생님께 전달하고 가려는데, 굳이 좁은 마당에 학생들을 줄 세운다. 학생은 모두 35명, 우리나라로 치자면 초등학생들 이란다.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애들이 티 없이 맑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일행들은 교무실에 마련된 기부금 함에 성의를 보탠다. • 학교 방문을 마치고 학교 담장에 모여 방문기념 단체 사진을 찍고, 언덕을 내려와 아마다블람의 빙하 협곡을 감상하며 좀 더 가니 집 20 여채의 소마레(Shomare)마을이다. 도착시간은 11시반. 국수 점심 후, 몇 사람은 고소증 때문인지 실내에서 누워있다. • 상당한 시간 휴식 후, 다시 딩보체를 향하여 출발한다. 이제 코앞의 아브다블람이 비로서 속살(?)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기와는 다르게 산 밑 빙하가 끝나는 지점의 “U”자의 괭이로 긁어낸 듯 한 빙하 협곡의 깊은 주름이 그 연륜을 말해주는 듯하다. 아마도 지구의 온난화가 심화되지 않았다면 아직도 빙하로 채워져 있었을 텐데.. • 잠시 후 집 2채가 있는 오르소(Orsho) 평지에 도달. 이제 수목한계선인 듯한 4,000m를 넘으니 주변에는 나무 한그루 볼 수 없고 잔 관목만 보인다. 상당한 평지 마을이 형성되지 못한 것은 땔나무와는 관련은 없을까? • 이곳을 지나니 200m 정도의 언덕이 보인다. 이제 이 정도도 수백m는 되는 느낌이다. 말없이 천천히 오른다. • 4시쯤 집 20여채의 딩보체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날씨는 흐려져 차가운 눈발이 날린다. 오버트라우저의 후드를 쓰고 옷깃을 잔뜩 올린다. 확실히 여기는 아래 동네들 보다는 춥다. • 여기 와서 경험하는 히말라야 날씨는 아침에는 쾌청이고, 오후부터 서서히 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저녁 되면 흐려지거나 눈발 날리고 추워진다. 이런 것이 이곳 날씨의 특징인가? <아마다블람(8614m)의 속살. 웅장한 3지창 봉우리 설산 계곡에 빙하. 그 아래 U자형 깊은 빙하 침식곡이 히말라야의 생성의 기원과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 롯지에 도착 방에 들어가니 나무 침상위에 그래도 이불은 준비되어 있다. 짐 풀고 롯지 프론트에 배터리 충전을 맡긴다. 요금은 개당 “시간당 300루피”. 밑에서 보다 상당히 비싸다. 이유를 물으니 충전을 위하여 기름 발전기를 돌려야 한단다. 고개가 끄떡여 진다. • 따끈한 김치찌개로 저녁을 하고, 인솔자분이 내일 산행일정을 설명한다. 내일은 5000m 고소 적응을 위한 예비일로 쉬거나, 또는 힘이 남아있는 사람은 뒷산 딩보체리(Dingboche Ri, 5083)를 다녀온단다. 원래는 임자체(Imja Tse, 6189)가는 길목인 추쿵(Chhukung)을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추쿵보다는 고도차가 좀 더 나는 곳을 택한다고. 단 적응 훈련이니 힘 빼지 말고 힘닿는데 까지만 오르라고 당부한다. 모두들 말없이 웃 돈을 주고 산 야크 분뇨로 불을 지핀 난로 가에 붙어 있다. • 이제 고도가 4500m가까이 되니 일행 여러분들이 고소증을 호소한다. 인솔자분이 모두에게 다이아목스(Diamox) 1알씩을 내어주면서 물 많이 마시고, 밤새 소변 자주 보란다. • 나는 속도 괜찮고 해서, 먹지 않고 일단 견디어 보기로 한다. <<룸메이트 최선생... 이번 여행> <<헌신적이었던 네팔 스탭들..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