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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기일식과 사천성 오지탐방의 여운...
작성자 원*희
작성일 2009.07.31


아시아권에서는 정말 드물게 나타난다는 완벽한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더롱이라는 장소를
선택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강우량이 가장 적고, 개기일식이 지나가는 가장 중심선상에 있는
곳으로 더롱이 최선의 선택이었는데 마침 그곳이 사천성 깊은 오지 였습니다.

한 평생에 이런 기회는 다시 없다고, 이번이 지나고 다시 오는 완벽한 개기일식은 200년 뒤라는
말에 모두들 꼬박 하루반을 걸려 어렵게 도착한 더롱현의 쯔우상에서 2시간 가까이 넋놓고 태양광 안경을
끼고 열심히 관찰했습니다. 그 마을 주민들도 다 같이 모여서 같이 관측을 하는데, 태양광 안경을 껴야 보이는
신기한 태양의 모습에, 어느새 우리 안경이 그분들의 안경이 되어 반반씩 나눠서 구경을 했습니다.

태양보다 좀 더 작은 달이 정확하게 태양의 중심에 들어 앉을 때 볼수 있는 완벽한 "환"을 보았다는 것이
정말 큰 감동이었고 그 부분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의미였을 겁니다.

사천성의 서부 티벳고원이 동쪽으로 흘러내려가면서 평균 3,500~4,500m 의 험준한 산들과 그 사이사이
계곡들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난 절벽길들을 따라 동서로 길게 길이 나있고, 그 계곡사이 큰 강들이 흐르는
곳마다 풍요로운 농경지와 한가로운 시골풍경들이 펼쳐지고, 숙소가 있는 도시는 깜짝 놀랄정도로 크거나
해서 이 오지에 이런 도시가 안 어울리게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게 자주 어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티벳탄들의 또 다른 삶을 들여다 볼수 있었던 사천성 서부지역은 접근성이 워낙 어려워 결국 완벽한 티벳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티벳에서는 사라져 잘 보기 어려웠던 사카파, 닝마파, 백모파등의 사원들이
찬란한 유산으로 많은 순례객들을 맞이하고 있어서 티벳이 과연 사천성 서부와 운남성 북부를 아우르는
큰 영토였음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필 동녀국을 가기위해 단빠로 가는 2일전에 반대쪽 길이 끊어져, 한참 공사중인 타공-빠미-딴빠길을
각각 10시간 넘게 왕복해야 했던 터라 아름다운 동녀국을 잠시 보고 나오는 마음이 그렇게 아쉬울수가 없었습니다.

중국은 매번 가도 끝이 없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얼마나 더 신비한 매력을 감추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중국이라는 한 나라속에 8%도 안되는 소수민족이 중국 전체영토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그들의 매력을 찾아가는 여행이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길은 비록 험하고 힘들었지만
그래서 오지속의 신비로움을 간직할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우리의 불편함은 그 아름다움을 보기위해
참아야 하는 필수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험한 길을 따라 가는 힘들었던 이번 여정을 내내 웃음으로, 유쾌한 농담으로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친절로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일행분들 모두에게 다시 한번 "여러분~ 멋지십니다"
멋진 분들과 함께한 10일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참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건강하게 다음번 여행에서
만나뵈었으면 좋겠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