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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茶馬古道의 설레임을 전합니다.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8


10월 3일 우여곡절끝에 닫혔던 차마고도의 문이 열리자마자 총 15명이 출발하였습니다.
개인 배낭객들이야 편법으로든 합법으로든 다닌 길이지만 한국 여행 단체로는 처음 가는 길...
그래서 이름도 탐사대라고 붙이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시켰습니다.
다른 여행사들의 일정을 보면 어떤곳은 아주 짧게도 어떤 곳은 아주 길게도 되어 있어서
도대체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 책을 봐도 감이 안오고,, 현지에 물어도 대충 이렇게
다니면 문제없다는 답만 올뿐 직접 눈으로 몸으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알수가 없었던 길입니다.

여강을 거쳐서 중전 그리고 더친에 이르면서 이제야 드디어 우리 티벳 가이드와 기사들을 만나고 나니 긴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그들이 우리를 데리러 오기위해 라사에서 부터 5일을 왔다하니 정말 멀긴 먼 길인가 봅니다. 그러니 데리러 오는동안 차 한대라도 큰일이 있을라 치면 우리 여행전체가 차질이 있으니 조마조마 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요.

다행히도 잘 왔고, 우리도 다음날부터 바로 진행하게된 일정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문제는 도로 포장이 75% 정도 거의 잘 되어 있지만 안된부분은 너무 형편없을 정도로 공사나 비포장 정도가 심하다는 겁니다. 도로 공사로 3시간을 지체하고 절벽 비포장길을 트럭이 고장나 막아섰는데 그 옆 좁은 공간을 돌아 빠져나오기 위해 더 심한 절벽길쪽으로 차를 모는 우리기사들의 용기와 운전실력에 차밖에서 축구 경기 관전하듯 응원하며 손에 땀을 쥐며 그렇게 나와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 길은 지금껏 다닌 티벳다른 지역 길과는 너무 달라도 많이도 다릅니다. 같은 고도이거나 더 높은 고도인데 숨쉬기가 훨씬 편한것이 산은 전부 숲으로 옷을 입었고, 가을이라 예쁜 치마색을 자랑하니 자꾸만 차를 세울수 밖에 없습니다. 파슈에서 뽀미구간을 티벳의 스위스라 하던데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겠고, 마방길은 수도 없고, 오체투지로 3~4개월을 가는 가족단위 순례객은 8팀도 넘게 봤으니 정말 KBS 다큐멘터리가 그대로 다 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처음 만난팀을 보면 다시는 못 보겠지 해서 시간을 많이 들이며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의외로 자주 만나니 나중에는 눈인사만 하고 지나갑니다. 그래도 온 마음과 정성으로 기도하는 모습은 볼때마다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같이 기도하게 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뭔가 하나라도 보시하고 싶어지게 합니다.

길에서 만나는 작은 절들과 유목민 집단촌 촌락의 민가등은 서부 티벳과는 너무나 다르게 관광이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먼 티벳전통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본디 이렇게 살았겠지요.... 안타까운 현실들과 이상 그리고 이념들은 접어두고 그냥 내내 이런길을 달리고 또 달려서 끝이 없는 여행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기사들과 가이드들 덕분에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고, 그들의 아낌없는 수고와 배려덕분에 티벳을 좀더 이번 탐사대들의 마음속에 남기게 된 여행이었습니다.

숙소가 생각보다 열악하다는 분도 없었고, 이정도면 기대보다 훌륭하다는 분들과 식사가 늘 비슷한 중식일색이어도 알아서 서로의 한식반찬을 나누며 용케 버티고 즐기시는 탐사대가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기사들과 가이드 아끼실줄 알고 항상 고맙다는 인사 챙기시고, 아끼는 물건 마저 흔쾌히 건네주는 마지막 인사도 참 고맙다 느껴졌습니다.

여러분 차마고도는 정말 거기 있습니다. 꼭 가세요.^^

작성자: 원신희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