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지막 종착지.. 베트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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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8 |
베트남은 저에게 아쉬움을 많이 남겨준 곳이라 아무래도 제대로 보려면 한번 더 가봐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먼저 사이공에서 도시 곳곳의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유럽식 건물들과 차이나타운의 중국식 건물들 사이를 구경했는데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곳이 유럽인지 베트남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이공에는 유럽식 건물들이 많았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식민지였던 지난 날의 과거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건물들은 그대로 잘 관리하여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멀쩡한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 식민지의 잔재라고 폭파 시켜버리고 또 멀쩡하던 남대문까지 불을 질러 없애버렸으니 말이죠. 남대문 화재를 하노이에서 TV를 통해 지켜보면서 물론 불을 낸 한 사람의 싸이코 같은 짓에 화도 났지만 정부의 관리가 너무나 허술한 것에 더더욱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오면 뭘 보여줘야 하나 늘 고민이였는데 그나마 있던 남대문까지 불타 없어지고 마니 정말 뭘 보여줘야 우리나라 역사의 아름다운 자취를 전할 수 있을런지 조금 더 걱정입니다. 아무튼 사이공에서는 도시 곳곳에 있는 유럽식 건물들, 성당, 전쟁 박물관을 갔었는데 프랑스 식민지였던 탓인지 베트남에는 크리스찬들이 참 많은것 같았습니다. 사이공뿐만 아니라 북부로 이동하는 길에도 크리스챤들의 무덤과 교회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특히나 전쟁박물관은 캄보디아 투올슬랭과 킬링필드에서 느꼈던 그 슬픔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것 같습니다. 베트남 전쟁을 통해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죽고 여전히 미군들이 무챠별 살포한 고엽제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의 사진들이 쭉 걸려 있었으니까요. 베트남 전쟁 당시에 전쟁을 반대하는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그린 포스터들도 인상적이였습니다. 아무튼 전 쟁은 이기든 지든 간에 모두에게 큰 아픔과 고통인 것 같습니다. 또한 사이공 근교에 있는 쿠치 터널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의 땅굴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마치 베트남 전쟁 영화의 세트장에 방문한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 베트남 전쟁 영화를 보면 그냥 먼나라 이야기만 같고 정말 저렇게 전쟁이 있었을까 했는데 직접 그들이 파 놓은 땅굴안으로 들어가보니 무척이나 좁고 답답한데 어떻게 생활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강한 정신력으로 미군을 내 쫓고 베트남을 통일하는데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겠지만요. 무시무시한 함정들과 그 안에 살벌하게 꽂혀진 쇠창살들도 전쟁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인들은 무척이나 부지런하고 정신력이 강해서 그런지 오늘날의 사이공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전쟁의 아픔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만 같습니다. 그만큼 전쟁후에 베트남사람들이 아픔을 이기고 새롭게 앞날을 열어나가고 있다는 증거겠죠. 사이공에서 더위에 지친 저는 이젠 좀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해발 1400미터 정도에 위치한 산악마을인 달랏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다들 사이공에서 북부로 이동하는길에 무이네라는 해변 마을에 들려 쉬어가기도 하지만 저는 바다보단 산이 체질에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7시간을 버스를 타고 달랏에 도착하니 호수와 소나무 숲이 울창한게 정말 오길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유럽여행할때 잠깐 들렸던 스위스의 루째른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공기도 시원하고 사람들도 사이공 사람들보단 더 친절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30도가 넘는 더위속에 있다가 갑자기 서늘한 기후를 접해서 그런지 이곳에서 감기를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 감기가 제 베트남 여행을 서두르게 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고 말았지요.. 1년 내내 더운 나라만 여행하다가 갑자기 찬공기를 만나니 몸에서 놀랐는지 처음으로 감기에 걸리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달랏 주변에 산악 마을들을 둘러보고 커피플렌테이션도 구경했는데 이곳은 교통이 조금 불편해서 버스로 이동하긴 어렵기 때문에 오토바이 아저씨들과 잘 협상해서 주변을 하루만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겪어서 그런지 달랏 주변에 거대한 커피밭들이 많습니다. 베트남 커피는 정말 알아줄 정도로 유명한데 특히나 이곳 달랏 지역의 커피가 맛있습니다. 부드럽고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내는 커피.. 그 향도 정말 제가 이제까지 마셨던 커피들에 비해 너무나 좋았습니다.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마셔도 정말 일품인 커피지요. 주로 베트남 사람들은 블랙 커피로 마시지만 저는 달콤한 밀크 커피를 선호하는데 둘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 달콤한 커피를 뒤로하고 새해는 호이안에서 보내고 싶었기에 나트랑까지 3시간 버스를 타고 다시 7시간 밤 버스를 타서 호이안에 도착을 했습니다. 베트남도 중국 설을 따르기 때문에 우리나라랑 같거든요. 대신에 우리는 3일 쉬지만 이 곳 베트남은 적게는 1주일 많게는 2주가끼이 가게들이 장사를 하지 않고 문을 닫기도 합니다. 호이안은 베트남 전통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이 된 곳입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관광지화 된 게 사실이지만 올드타운쪽은 중국식의 영향을 받은 전통 가옥과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믿는 도교 사원도 있습니다. 사실 베트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간 저는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도 인 줄 알았는데 불교사원보다는 민간신앙에 등장하는 신들을 모시는 선종 사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교회도 어딜가나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불교 사원도 태국이나 캄보디아가 같은 소승불교보다는 중국에 영향을 받은 중국절들이 많습니다. 호이안에서 올드타운과 작은 재래시장들을 둘러보고 새해 전야제 축하 공연도 구경했는데 특히나 새해 전야에는 사자춤과 용춤을 추며 악기를 연주하면서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는 공연팀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들을 따라서 동네 곳곳을 둘러보다보니 강 근처에 크게 새해 전햐 행사를 마련해 놓은 무대가 있더라구요. 호이안 주민들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모여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모여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통 무용과 가수들의 노래 그리고 마지막 불꽃 놀이까지 정말 성대한 공연이였습니다. 중국에서 설을 보냈을때는 주로 집집마다 작은 폭죽들을 터트리며 동네방네 시끄러운데 반해 베트남에선 한 곳에서 크게 불꽃놀이로 해주니 동네사람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축제가 끝나고 나니 또다시 많은 오토바이들이 거리를 꽉 꽉 메워 제가 묵은 호텔까지 걸어가는데 시간이 두배가 걸린것 같습니다. 호이안에서 3시간 다시 버스를 타고 가면 베트남 중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훼가 나옵니다. 하지만 호이안부터 점점 날씨가 흐려지면서 추웠는데 훼에 도착하니 비까지 오기 시작해 더더욱 기침이 심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베트남은 북부쪽으로 이동할수록 기온은 자꾸 떨어지는데 건물안에 히팅 시스템이 되어 있질 않아서 방안에 있는게 사실 더 춥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이상기후로 더더욱 기온이 떨어지고 뉴스에선 중국 남부지역에 폭설이 내려 춘절기간동안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중국인들이 많다고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보인 탓에 저의 베트남 북부로의 여행도 순탄치 만은 않더군요. 그래서 결국 훼에서는 훼의 상징인 왕궁만 둘러본채 바로 하노이로 이동했습니다. 하노이까지는 11시간이 소요가 되었는데 새벽에 버스가 도착하다보니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더군요. 더군다나 이 넘의 버스가 버스터미널에 안 내려주고 그냥 길가에 세우더니 하노이라고 다들 내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새벽에 내렸는데 깜깜하고 사람들도 별로 안 보이니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외국인 몇명이 같은 버스에 타고 있어서 택시를 타고 숙소를 잡을 수 있었죠. 하노이는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사이공보다는 많이 낙후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남쪽에 사는 사람들과 북쪽에 사는 사람들이 별로 친하지 않다고 합니다. 북부쪽 사람들은 사람들을 잘 속이고 바가지를 많이 씌우니 저보고 꼭 조심하라고 훼에서 만난 호텔 직원이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하노이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길거리 물가가 사이공이나 달랏, 훼에 비해 많이 비싸게 느껴집니다. 제가 외국인이라서 그렇게 가격을 불러대는건지 진짜 실제 가격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하노이에도 올드타운쪽 골목을 걷다보면 낡고 오래된 다닥다닥 붙은 집들을 볼 수 있고 어깨에 과일을 지고 팔러다니는 아주머니들도 보이고 골목 곳곳마다 작은 의자에 앉아 쌀국수를 먹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입니다. 저도 가끔 길거리 쌀국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특히나 쌀로 만든 팬케익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죠. 벌써 침이 꿀떡.. 그리고 하노이에서 점점 감기가 심해져서 베트남 북부의 산악마을인 사파를 가야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산지역이라 더더욱 기온이 떨어지고 며칠전에 다녀왔다는 프랑스 아저씨 말로는 안개가 많이 끼고 비가 내려서 얼어죽을뻔했다고 겁을 주는 탓에 결국 비행기표를 앞당기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롱베이는 2박3일 투어를 신청해서 다녀왔죠. 하롱베이는 사실 영화속에서는 무척이나 아름답게 비춰져서 사실 기대가 많이 컸었는데 제가 운이 없던 탓인지 하늘이 무심하게도 흐려서 아름다운 그 풍경들을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한게 아쉽더군요. 그래도 바다위로 수 많은 섬들이 겹겹으로 보여 날씨가 좋았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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