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집트 룩소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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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8 |
요르단의 아카바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이집트 누웨이바로 넘어와서 이집트 홍해부근의 배낭객들의 블랙홀이라는 다합에서 정말 블랙홀처럼 5일을 아무것도 안한채 쉬면서 보내다가 또 다시 바쁘게 이집트 여행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합은 홍해연안에서 수영이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인데 저는 그냥 바다만 봐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스의 에게해 만큼이나 짙은 남색의 바닷빛이 어찌나 아릅답던지 배낭객들의 발길을 묶어두는 곳 답습니다. 여행중에 듣는 말이지만 배낭객들의 3대 블랙홀이 방콕의 카오산, 파키스탄의 훈자, 이집트의 다합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곳에는 2달이나 3~4달씩 아무것도 안하면서 쉬기만 하는 장기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제가 파키스탄 훈자에 갔을때도 3달째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으면서 쉬고 있다는 오스트레일리아 남자애를 만났는데 전혀 지루해 보이지 않고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다행히도 다합에서 5일만에 빠져나오긴 했지만 친구들이 카이로가는 티켓을 끊어다 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더 있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안가라서 해산물도 먹을 수 있구요. 물론 혼자 먹긴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면 싸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요. 카이로에서는 하루 이틀 있다가 이집트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다합에서 카이로로 처음 들어올때 느낌은 정말 좋았어요. 뭐랄까.. 시골에 있다가 서울로 돌아온 느낌이랄까. 물론 뿌연 매연들로 덮혀 있긴해도 그냥 오랜만에 보는 큰 도시라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먼저 남쪽에 있는 유적지들을 둘러보고 나중에 천천히 쉬면서 카이로를 둘러볼 생각으로 카이로에선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이집트 국립 박물관을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피라미드는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더군요. 어찌나 크던지 산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지금으로부터 3000년전의 사람들이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피라미드 안은 무척이나 후덥찌근하고 습합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면서 입김을 내뿜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집트국립박물관은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유물들로 가득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에는 유적이나 유물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대부분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에 가 있다고 해서 솔직히 카이로 박물관에는 뭐가 있을까 하면서 갔었는데 너무 많아서 아침 일찍부터가서 오후 늦게까지 봤는데도 다 못보고 나왔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더 보고 싶어도 못보겠더라구요. 특히나 2층에는 투탕카문 무덤에서 발굴한 유물들인데 정말 화려한 부장품들로 가득합니다. 이집트 역사나 신화에 대해 잘 몰랐지만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모습들(대부분 사후 생활과 관련된 신들), 파라오의 모습들을 둘러보다보니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카이로에서는 바로 아스완으로 가는 야간기차를 타고 아스완에서 아부심벨을 둘러봤는데 아스완에서 아부심밸은 280km정도 떨어져 있고 아부심벨에는 묵을 만한 숙소가 별로 없다고해서 아스완에서 아부심밸로 당일로 다녀오는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아부심밸은 람세스2세가 자신의 즉위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축물인데 건물 정면에 해를 바라보고 앉아 있는 4개의 람세스2세상도 멋지지만 건물 내부에 있는 벽화들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내용은 람세스2세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과 사후생활에 대비하여 오시리스나 호루스, 이시스신 등등 여러 신들에게 공물을 바치고 있는 장면들이지만 벽화 자체가 정말 정교하고 채색이 남아 있어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람세스2세의 전쟁시의 모습에선 그의 위용도 느낄 수 있었구요. 당시의 생활상이나 포로들의 모습을 보면 유럽인에 가까운 시리아 포로와 아프리카계의 포로가 확연히 다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부심벨에는 소신전이라고 람세스2세의 부인인 네페르타리의 신전도 있는데 네페르타리는 이집트에서 최고의 미인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여인이였다고 합니다. 벽화속의 그녀의 모습 역시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원래 아부심밸 신전은 이곳에 있던게 아니라 아스완 근처에 있었다가 아스완 하이댐을 건설하면서 수몰위기에 처했다가 유네스코와 세계각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쳐서 현대 과학을 동원하여 이곳으로 원래 모습 그대로 옮겨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이 아름다운 건축물을 하마터면 물속에 그냥 버려둘뻔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지만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아스완에서 다시 룩소르로 올라와서 저는 지금 룩소르에 있습니다. 룩소르는 예전에 테베라고 불렸던 고대 파라오들의 수도로 아문신이 지배하는 곳이였습니다. 그래서 파라오들의 무덤군이 이곳에 많이 남아 있고 무덤들의 벽화속엔 아문신의 모습을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투탕카문의 무덤이 20세기에 발견되면서 세기의 발견으로 유명해진 곳인데.. 저는 아쉽게도 투탕카문의 무덤에 들어가는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인원이 하루에 150명으로 제한이 되고 있어서 제가 아침에 갔을때는 이미 150명이 다 찼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투탕카문의 미라를 공개하는 특별기간이라 더욱더 빨리 인원이 다 찬다고 합니다. 아쉽게 투탕카문의 무덤은 보질 못했지만 람세스1세와 3세, 투트모스3세의 무덤들을 둘러보고 하쳅수트 여왕의 장제전들을 봤는데 워낙 이 무덤군들이 넓은 곳에 흩어져서 있다보니 더운 날씨에 다 걸어서 둘러보는게 힘들어서 전 투어를 신청했습니다. 투어를 신청했는데도 하루를 그렇게 둘러보고 나니 너무 힘들고 나중에는 일사병에 걸린것 처럼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한국은 지금 많이 추워졌다고 들었는데 여긴 아직까지 많이 덥습니다. 저녁때도 가끔 열대야가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지구 온난화 현상의 여파로 점점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무덤속은 기자의 피라미드보단 덜 하지만 후덥지근하고 습한게 오래 벽화를 감상하고 싶어도 빨리 나오고만 싶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찜질방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라면 아마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벽화의 내용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사후생활을 대비하여 신에게 공물을 바치고 있는 내용들인데 특히나 투트모스 3세의 무덤 벽화 중에 큰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 사후생활로 향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알수 없는 상형문자들도 한 가득 써 있기도 합니다. 상형문자속에는 누비아인들의 얼굴 모양도 눈에 띄고 새나 태양, 뱀, 별, 앙크십자가들이 있는데 아직까지 이집트 상형문자에는 문외한이라서 무슨 뜻인지는 정말 아무리 봐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장 하고 싶은것이 바로 이집트 신화와 람세스2세의 소설을 읽는 것입니다. 더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이집트 관련 서적들을 찾아서 읽고 싶구요. 그래서 더욱더 한국으로 빨리 가고 싶은 이유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룩소르에는 또한 이집트에서 가장 크다는 카르낙신전이 있는데 이곳 역시 테베를 수도로 두었던 파라오들이 자신들이 지배를 하는 동안에 자꾸 한 건물 한건물씩 추가하다보니 현재의 규모가 되었다고 합니다. 건물내에 열주군(많은 기둥들)이 있는데 규모뿐만아니라 거기에 새겨진 벽화들도 참 대단합니다. 벽화속에 등장하는 신들은 여느 신전들에서 볼 수 있는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토트, 아몬, 프타신 등인데 모두 파라오들의 한가지 소망인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내용들입니다. 열주군 입구에 세워진 람세스2세의 입상, 하쳅수트 여왕의 오벨리스크등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카르낙신전에서는 정말 중국말을 잘하는 이집트 가이드를 만났는데 얼마나 중국어를 공부했냐고 물었더니 3년동안 카이로 대학에서만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중국에는 한번도 안가봤는데 정말 중국어 발음도 좋고 설명도 아주 잘해주었습니다. 저는 우연찮게 중국인 단체 팀을 만나서 같이 따라다녔다가 그 친구를 알게되었는데 너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갑자기 중국어 공부에 게을러진 제 자신에게 반성을 하게 된 계기도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지금 룩소르에 있고 이곳에서 카이로로 갈지 아니면 바하리아 사막으로 갈지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참.. 그리고 저 19일날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샀답니다. 방콕에서 한국으로 돌아갈지 아님 한군데를 더 들렸다 갈지 아직 정하진 않았지만 한국으로가게되면 아무래도 12월 초나 중순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한국도 그립기도하구요^^ 그럼 다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보헤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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