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드레풍 사원을 방문하고 어제는 간덴사원에 방문을 했습니다. 둘다 운이 좋았는지 사원내의 대법당에서 티벳 스님들이 경을 외며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와 알렉스, 제프는 뒤에서 스님들이 경을 외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는데 스님들이 경을 외는 중간 중간 나이가 어린 스님들이 주방에서 수유차를 가져다 나르는데 주방에서부터 대법당까지 멈추지 않고 뛰어 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오늘은 티벳력으로 신년 14일째 되는 날인데 티벳력 13일부터 15일까지는 티벳의 모든 사원에서 스님들이 대법당에 모여 하루 종일 경을 왼다고 합니다. 그러면 15일까지가 신년에 속하기 때문에 특별한 의례를 치르는 셈인데 이 3일동안 많은 티벳사람들이 사원에 방문하여 작은 돈을 불상앞에 바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경을 외고 있는 각각의 모든 스님들에게 1위엔이나 5위엔씩 일일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공양을 하는게 눈에 띄였습니다.

알렉스와 제프는 오늘은 아무래도 티벳 스님들의 earn money's day 같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양은 티벳 사원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중국정부에서 사원에 지원을 거의 안해주기 때문에 티벳인들의 이런 작은 도움으로 겨우 유지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은 티벳에서 나와 함께 일을 했던 운전기사 아저씨와 함께 라싸와 체탕부근의 작은 사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 사원 이름은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산남지역에서는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1년에 한번 탕카를 거는 의식이 있는데 내일 운이 좋으면 탕카 거는 의식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벳에 있다보니 중국 정부가 행했던 악행들을 조금씩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습니다. 드레풍의 티벳 스님들과 수유차를 마시면서 문화대혁명때 홍위병들이 사원에 낙서한 것과 수많은 불상들을 파괴한 것들, 사원 외벽을 부수고 중국 오성홍기를 걸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우리는 다 같이 차이나 야부민뚜(=좋지 않다)를 외쳤습니다.

어제 간덴 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면서도 청해성에서 온 티벳 스님이 한 이야기 중에 간덴사원과 라싸 부근의 작은 사원들이 문화대혁명때 중국 공군들이 하늘에서 폭격을 하여 파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제까지 문화대혁명때 사원이 파괴되었다고 하면 단순히 홍위병들이 간단한 무기를 들고 사원을 무자비하게 부수는 줄 알았는데 하늘에서도 그렇게 파괴를 자행했다는 이야길 들으니 정말 충격이였습니다. 현재 보이는 간덴사원은 대부분 새로 지은 것들입니다. 90%이상이 문화대혁명때 파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이라는 나라와 문화와 사람들을 사랑하지만 중국정부는 정말 사랑하기 힘든것 같습니다. 일본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 역시 티벳의 과거 역사를 임의로 고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 여동생이 티벳 선생님이라서 티벳 농촌의 교육현실을 조금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현재 중국 정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9년을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어서 티벳 학생들이 의무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농촌학생들은 교육을 받을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횟수가 아주 적다고 합니다. 특히 농촌에서 가장 바쁜 시기가 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런 교육의 의무를 주는 것 까지는 상관하지 않겠지만 가끔 교육청에서 시골 학교에 방문하여 달라이라마는 어떤 사람이냐고 학생들에게 물어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반드시 달라이라마는 반정부집단이다라고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에 그렇게 대답을 하지 않으면 어떤 선생님이 그렇게 가르쳤는지 캐물어서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심하면 구금되는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전해들은 이야기지만 참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티벳의 씁쓸한 이야기만 전하게 되어 안타깝네요. 나중에는 조금 더 즐거운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건강하세요^^

작성자: 보헤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