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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티벳에서 새해를~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8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사진을 올리려다가 티벳 인터넷이 하두 느려서
결국 포기하고 그냥 글만 올립니다.
티벳에 들어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티벳인들이 오체투지하며 라싸에 도착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생각하고 그나마 행운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청장열차를 타고 거얼무를 지나면서 청장고원은 눈이 내린뒤라 정말 아름다운 설경으로
뒤덮혀 있었습니다. 라싸에 도착하니 밤이였고 저의 좋은 티벳친구 총라가 마중나와 있어서
편하게 라싸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티벳 로사 축제를 보기위해 왔는데 원래 조캉사원에서 간덴,드레풍,세라 사원의
고위라마들이 모여서 법회를 열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중국정부에서 그 행사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서 결국 라싸에서는 아무런 행사를 구경할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중국 한족들이 자기네
춘절때 폭죽을 터트리는 의식을 티벳인들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로사 당일에는 조캉사원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각지에서 몰려든 티벳인들이 바코르를 감고
남을 만큼 줄을 서서 결국 저는 2시간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세라사원으로 갔습니다.
새해 첫날이라 다들 새옷을 입고 최대한 예쁘게 장식을 한 티벳인들이 세라사원에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조캉보다는 사람들이 적은 편이라서 1시간
30분 정도 기다리니 들어가서 세라사원의 주 불상인 마토명왕(티벳 수호신) 앞에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원래 티벳인들은 1월1일날 바깥 출입을 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데 라싸에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사원이 가깝기 때문에 주로 1월1일날 사원에 가서 기도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둘째날이 되야 티벳사람들은 이웃에 방문하며 바깥출입을 하고 집이나 뒤산에 새로운 타르초를
겁니다. 셋째날 되면 이제 사원 방문을 하는데 대부분 수유와 칭커주를 들고 가서 공양을 합니다.
저는 셋째날 운이 좋게도 티벳인 친구네 고향에 방문해서 티벳의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고향이 체탕부근이라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중국 정부에서 행하는 새마을 운동의
영향으로 마을마다 새로 집을 짓는 농촌 마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살림살이는
별로 없고 그냥 겉모양만 번지르르한게 외부에 보여주기 식이라는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면 모택동 사진을 모셔놓은게 황당했는데 농촌마을마다 반드시 집에 모택동
사진을 모셔놓고 중국 오성홍기를 달게 했다고 합니다.
넷째날이되면 그때부터는 자유롭게 친구네 집도 방문하고 사원도 가고 그렇게 로사를 보냅니다.
이번에는 중국인들의 춘절과 티벳인들의 로사가 겹쳐서 10일동안 쉰다고 합니다.
라싸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들도 외국 배낭여행객들로 가득합니다.
아무튼 티벳인들과 함께 새해를 특별하게 보내게 되어 올해는 참 운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타시델레~(티벳인들은 새해에 타시델레~ 하고 서로 인사를 건넵니다)

작성자: 보헤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