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라싸 근교의 강변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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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8 |
두 마리 소가 같이 끄는 커다란 수레가 물이 얕은 강을 건너고 있었다. 수레에는 많은 사람들이 짐 보따리를 안고 앉아 있었다. 어린 나는 수레의 맨 끝에 걸터앉아 두 발을 강물에 담그고 있었다. 물은 얕고 맑아서 물속의 조약돌들이 보였다. 하늘은 무섭도록 새파랬고, 햇살은 아주 밝았다. 이는 나의 성장기에 아주 빈번히 꾼 꿈이다. 그래서 과거의 어떤 기억보다도 더 선명하게 기억한다. 네팔에서 육로로 찾아간 티베트 라싸 시 근교의 강변 풍경은 내 어린 시절 꿈 속 풍경과 너무나 흡사했다. 같이 간 스님들에게 말씀 드렸더니 그것은 전생 기억일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스님들 말씀처럼 그것이 내 전생 기억의 편린이라면 왜 하필 그 강을 건너는 장면만 반복해서 꿈꾸었는지가 궁금했다. 수레에 같이 탄 사람들은 집안 식구들이었을 테지만 우리는 왜 그 강을 건너야 했을까. 그 강을 건너 어디로 갔던 것일까. 어둑한 동굴 속에 술 항아리 같은 연못이 있고, 연못의 맑은 물속에 물고기 몇 마리가 눈을 뜨고 고요한 숨을 쉬고 있는 꿈도 내 성장기에 자주 꾼 꿈 중의 하나다. 만일 이것도 전생 기억의 편린이라면 나는 오랫동안 물고기로 살았다고 해도 되는가? 버스로 히말라야를 넘어 라싸로 가는 고단한 여정이라 노독이 싸인 탓이겠지만 버스가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달린다는 느낌에 빠져들곤 했다. 다섯 살 때 차에 치어 여러 날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났던 때의 기억도 났다. 군에 있을 때 한탄강 부근에서 빗물을 타고 온 벼락에 감전되어 한 시간 동안이나 폭우 속에 쓰러져 실신해 있었던 생각도 났다. 다섯 살 때, 혹은 군에 있을 때, 혹은 오랜 옛날의 라싸 근교 강가에서 이미 죽었는데도 여태 사는 줄 알고 희로애락 속에 부유하는 귀신이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_()_ *필자 소개 김홍성 님은 1991년의 첫 방문 이래 히말라야에서의 삶에 매료되어 6 년간 해매다 히말라야 기슭을 방문했습니다. 1997년부터는 9 년 동안 아예 히말라야 기슭에 눌러 살았습니다. 금년(2005년) 3월에 귀국했습니다. 현재는 경기도의 관음산 기슭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여 국내외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놀며 여러 잡지에 빼어난 문장을 남기곤 했습니다. '여원', '나그네', '가정조선', '불교문학', '사람과 산' 등 여러 잡지사의 기자와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요즘 취미는 블로그라고 합니다. 님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ktmwind 입니다. 혜초여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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