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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티벳 라싸에서(여행가실 분 참조~)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8


타시델레~!

지금 여기는 야크호텔입니다.
저는 11월 3일 부산을 떠나 서안에 도착해서 란주, 시닝을 거쳐
꺼얼무에서 라사로 들어왔습니다.
생각보다는 날이 춥지 않아요, 늘 그렇듯이 해가 뜨고 나면 두터운 겉옷이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입니다.
물론 해가 지고 나면 상당히 춥습니다.^^
매번 성도에서 국내선을 타고 들어왔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꺼얼무에서 들어왔어요, 이 루트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겨울 티벳여행을 하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글 올립니다. 마이티벳 게시판에 올리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제 여행경로는
* 11월3일 부산출발 서안도착
- 도착후 출구로 나오면 바로 버스들이 노선별로 있어요. 기차역까지 가는 버스(2번)를 타고 한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서안에서 시닝까지 바로 가는 기차가 있는데, 이미 당일표는 매진되어서, 저는 그냥 란주로 가는 밤기차표를 끊었습니다. 밤 10시반 기차라서 서안시내를 둘러볼 시간도 충분합니다. 저는 신화서점(중국 대부분 도시에 있는 서점입니다)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우와~ 볼만한 책 많습니다. 돈 안들이고 좀 조용히 앉아서 쉬고 싶다면 기차역 맞은편 버스터미널 대합실이 좋습니다. 기차역 대합실은 너무 사람도 많고 소란스러워서...
부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이미 감기몸살을 앓은 뒤라 그다지 몸상태가 좋지 않아 루안우어(제일 편한 침대칸 2층 上,下)표를 끊었는데, 역쉬~ 비싼게 좋더군요. 264元. 물론 잉우어(3층 침대차칸, 上,中,下)는 훨씬 쌉니다. 약 110元 정도
* 11월 4일 란주 도착
- 중국 대도시는 기차역사와 광장이 참 웅장합니다. 허억~ 무거운 배낭은 기차역 물품보관소에 맡기면 편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기차역 바로 옆 식당에서 죽한그릇 따뜻하게 먹고 시닝으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약 2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33元.
시닝에 11시쯤 도착, 오후 6시쯤 출발하는 꺼얼무행 기차표를 끊는데, 좌석이 다 매진되고 잉우어 2층(中) 표밖에 없네요, 흠....1층(下)이 편한데...^^;..할 수 없지. 얼른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티벳 겔룩파 6대사원 중 하나인 타얼쓰로 출발. 혹시 시닝을 거쳐가신다면, 꼬옥 한번 가보심이~.
반나절만에 타얼쓰를 둘러보고 꺼얼무행 기차타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방법은, 우선 택시를(8元) 타고 '타얼쓰 추쥬쳐짠(出租車站)'(발음을 쓰려니 웃기네요~^^)이라고 합니다. 시내택시를 타고 바로 타얼쓰까지 가면 무지 비쌉니다. 일단 타얼쓰와 시내만 하루종일 왔다갔다하는 택시들이 서있는 곳으로 가서 갈아타야 합니다. 타얼쓰까지 무조건 1인당 5元, 약 30분 걸립니다. 가는 길 무섭습니다. 우리나라 총알택시처럼 무지막지하게 날아갑니다. 택시는 타얼쓰가 있는 황중(湟中)시내에 내려줍니다. 바로 거기서 미니버스 2번을 타고(5角) 5분이면 타얼쓰 입구에 내려줍니다.
입장료 35元. 사원내 불교조각품들의 장식과 벽화 모두 너무 훌륭합니다. 특히, 야크버터로 만든 공예품(酥油花)은 오랜 세월에 퇴색되고 일부 손상되었지만, 정말 훌륭합니다.
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기차역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시닝이 해발 2200m 정도라는데, 몸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더니 결국 타얼쓰에서부터 두통이 시작되고 숨쉬기가 약~간 무거워지는 것이 고산반응이 오는 것 같아서 기차를 타자마자 다이아막스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하니 좀 귀찮지만, 물을 계속 마셔대면서 밤새 갔습니다. 고산병의 위험성을 익히 보아온 터라 예방이 최선임을 알기에. 하지만 다이아막스는 단지 예방약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미 늦은게 아닌 가하는 우려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론 괜찮았습니다. 나중에 탕구라산 5231m에서도 끄떡 없었음.
*11월5일 꺼얼무 도착
새벽 6시반쯤 승무원이 깨워줍니다. 7시쯤 꺼얼무 도착해서 잠이 덜 깬 상태로 기차역을 나오니 정말 수많은 남자들이 나를 향해 몰려듭니다(하하...일명 삐끼) 모두들 '라싸, 라싸' 라고 외칩니다. 몸상태를 고려해 무조건 꺼얼무삔꽌으로 직진. 참, 기차역광장에서 택시를 타면 무조건 10元이고, 광장을 벗어나 택시를 타면 5元입니다. 꺼얼무삔꽌으로 가는 미니버스(1路)의 종점이 바로 기차역 광장 택시승강장 옆에 있습니다.1元.
역앞 왼쪽대로변에 金地賓館(진띠삔꽌)도 괜찮습니다.(20元~) 하지만 제가 볼때 한 5분 정도 차를 타고 가더라도 꺼얼무삔꽌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바로 옆에 초대소(10元~)가 같이 있는데, 이 두 건물 모두다 꺼얼무시에서 경영하는 곳이라 깨끗하고 안전합니다.

초대소 2층에 CITS(중국국제여행사)가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라싸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여기서 수속을 밟아 허가증을 받고 가야하는데, 지금 요금은 1700元입니다. 흠....너무 비싸서....-.-
기차역 맞은편에 꺼얼무버스터미널이 있는데, 라싸로 가는 2층침대버스는 내국인 180元입니다. 한번 직접 끊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너는 외국인이니 여행사를 통해서 가라' 그럽니다. 내가 좀 세련되게 입었나~~^o^..하하...중국어발음이 좀 엉성했는지도..흠...흠...아닐꺼야.. ^^;
한 아줌마가 다가와 2층침대차 편하고 안전하게 아무 문제없이 라싸까지 데려다 줄께, 좌석도 맨앞좌석 좋은 걸로 해줄께 그럽니다. 천원인데 깎아서 구백원이랍니다. 흠...
말도 안돼...버스는 300元~600元 사이에 거래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흠...
결국 진띠빈꽌 데스크 아줌마 소개로 짚차를 타기로 결정했어요. 원래 제가 좀 의심이 많은 편이라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차도 살펴보고 기사아저씨 인상도 살피고 했는데,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서 그냥 믿고 가기로 했죠. 참고로, 오늘은 진띠삔꽌, 꺼얼무 초대소, 버스터미널 어느 곳에서도 한국인을 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들 말로는 이틀전에 네명이 떠났다고 하는데, 요즘은 겨울철이라 뜸하다고 합니다.

* 11월 6일 꺼얼무 출발
아침에 진띠삔꽌으로 가보니, 허억~ 머리에 까만 스카프를 두른 회족 아줌마(무슬림) 한 사람만이 있습니다. 승객은 나와 아줌마, 두사람 뿐이라네...근데 나보고 라싸까지 400元만 내라네..흠...이거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혹시 이 사람들 짜고 날 데리고 가다가 어딘가에 팔아먹으려는 건 아닌가...아...이럴 땐 내가 여자라는 게 좀 그렇습니다. 여하튼 바로 출발하자는 것을 내가 고민하느라 30분쯤 잡아먹고 결국 그래 믿자 사람을 믿자 나를 믿자...이렇게 되뇌이면서 결국 출발.
아... 출발 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나는 내가 정말 운이 좋음을 알았습니다. 차량은 완전히 새차 신형 랜드크루져로 히터 빵빵하고 특히 씨디의 음감이 좋아 귀가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회족아줌마 계속해서 빵이며 과자며 과일이며 건네줍니다. 무엇보다 기사아저씨 매너 짱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만 꺼내면 차를 세워주거나 천천히 차를 운전합니다. 오톱니다. 그리고 아침밥도 점심밥도 기사아저씨가 샀어요. 햐....해발 2800에서 시작에서 4000~5000미터를 오르내리며 가는데 상당히 춥습니다. 오도량을 지나 타타허를 지나가면서부터 온통 설원입니다. 우정공로에 비해 풍경이 좀 단조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바다같은 설원을 몇시간이고 달려가는 그 느낌 죽입니다. 그리고 탕구라산입구...사진 찍으려는 욕심에 내려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얼어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좋았어요. 우체국차량이 지나가는데, 옛날 한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꺼얼무에서 친구들과 어떻게 어떻게 우체국차량을 협상해서 타고 칭짱공로를 지나갔다던...하하하...갑자기 그 친구가 그립네요. 혈기 넘치던 그 때가 좋았었는데..^^

참, 탕구라산입구 밑 허허벌판 어느 조그만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햐...텔레비젼에서 무슨 가요제 시상식같은 것을 하는데, 이수만도 나오고 강타도 나오고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天上智喜라는 중국명칭으로 중국에 알려진 여성 그룹도 상을 타고..재밌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지구촌입니다. 여기 라싸 스노우랜드호텔 1층 경비실에서도 밤이면 대장금을 봅니다. 햐...정말 한류를 실감하고도 남음입니다.
여하튼 하루종일 달리고 달려서 나취와 담슝을 지나 결국 새벽 1시에 라싸 야크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기사아저씨와 회족아줌마 서로들 기쁘고 조금은 아쉽게 작별인사~ 기사아저씨 사백원받고 고맙다고 하는데, 정말 오히려 내가 너무 고마워서 400원외에 식사값을 좀 더 드리려고 하니 완강히 거절합니다. 허....아저씨 멋있어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라싸에 도착해서 다음날 바로 죠캉사원 석가모니 부처님 무릎에 흰 가타를 올리고 일본친구와 죠캉사원의 오랜 티벳탄 친구들을 만나 아리랑식당에서 돌솥비빔밥과 해물전으로 회포를 풀었습니다. 모두들 한국음식 너무 좋아합니다. 가 티벳에 왔던 것이 99년이니까..벌써 거의 7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소중한 친구들과 자꾸만 걱정이 되는 라싸와 티벳...여하튼 지금 저는 감사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혜초여행사에서도 참 많은 정보들을 얻고 도움을 얻었기에 이렇게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아...인터넷 한시간 5원인데, 어깨가 아플만큼 썼으니까 한 10원넘게 나오겠네요.
혹시나 이번 겨울 티벳으로 여행가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
그럼, 혜초여행사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여행하실 분들 모두 건강하세요~~

작성자: 타시델레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