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제목 <파봉탕 꼬라> 축제 (티베트력 7월15일)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5


茶汀 김규현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티벳의 귀한 축제에 관한 정보입니다.

이글에 나온 파봉탕 꼬라의 날짜는 이번달 9월 11일이며 축제가 열리는 곳이 라싸에서도 200km나 떨어진 아주 먼곳이라 참여할 기회가 희박하겠지만, 전통적인 축제 그대로 12년마다 한번씩 열린다는 축제이니 만큼 혹시 지금 티벳에 계신 분들이나 티벳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라며 올립니다.



‘파봉탕 꼬라’는 매 ‘양띠 해’에만 열리는 유명한 축제이다.

‘파봉’은 큰 바위, ‘탕’은 평원이란 뜻이고, ‘꼬라(Kora)’는 ‘도는 행위’이니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큰 바위를 도는 순례행위>에 해당한다. 라싸에서 200km 떨어진 ’카담파‘의 레팅사원[熱振寺院] 근교에 마치 거북이 같은 큰 바위가 있는데, 바로 이 바위에서 전 세계의 ‘길의 정령(精靈)’들인 다키니[Dakini, 空行母] 들이 12년 만에 모두 모여들어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그것을 기념하여 사람들도 모여들어 밤을 새워 그 ‘거북바위’를 돌며 소원을 비는데, 그러면 여신들은 길 위에서의 복덕과 강녕을 축복해 준다고 한다.

이 축제는 이 처럼 샤만니즘적인 ‘뵌뽀교’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후 불교적으로 변질되었고, 다시 민속적 요소와 일상 생활문화적 요소가 섞이면서 그 성격이 점차로 변하며 내려왔기에 티베트의 일반적인 불교적 축제와는 그 성격이 특이한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점령 이후 한 동안 맥이 끊겼던, 이 축제가 다시 부활된 뒤 열린 1991년의 양띠 해에는 참가인원이 2만 명이나 몰려들어 국내외의 관심도를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9월 10일 저녁에는 초원 위에 수많은 천막들이 처지며 보름달을 맞이하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하여 ‘파봉탕 꼬라’가 밤새 행해지고 다음 날 오전에는 드넓은 초원에서 ‘말타기놀이’가 열리고 정오가 되면 승려들의 주도하에 법회가 열리고 이어서 가면무(假面舞) ‘참(Chamu) 12마당’을 비롯한 민속공연이 성대하게 열린다.

이 번의 축제는 ‘티베트 매니아’이라면 놓칠 수 없는 마지막(?) 찬스에 해당된다. 왜냐하면 이 기회를 놓치면 또 12년을 기다려야만 하는데, 현재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티베트사회의 ‘전통의 붕괴속도’를 감안하면 다음 번 행사는 별로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휘영청 달 맑은 팔월대보름 날, 길 떠난 나그네를 위해 신과 인간이 어울려 벌리는 ‘길거리 여신들의 축제’인 ‘파봉탕 꼬라’. 길을 떠나고 싶지 않는 영혼이 어디 있을까마는 유난히 길 떠나기를 좋아하는, ‘역마살(驛魔煞)’이 낀 나그네들에게 정말로 어울리는 축제라 할 것이다. 참으로 신화와 전설이 살아 있는 ‘강쩬’, 즉 설역다운 풍경이지 않겠는가?

- 茶汀 김규현 -

작성자: 노블링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