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2 5월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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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5 |
생각해 보니, 원래 이곳 게시판에, 여행기 적는 난이 따로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이곳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상하게도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에, 따로 있다면, 게시판 운영자께서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지우자이거우(구채구) 다음으로 이동한 쑹판(송번)에 첫날 묵었던 여관 옆에... (지네들 이름은 호텔이라고 번역해 놨지만, 호텔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럽고 형편 없습니다. 하루에... 8000원 정도 합니다.) 맹인안마 라고 쓰여져 있는 입간판이 있더군요. 론리플래닛 사우스웨스트차이나 (지금 제가 갖고 다니는 바이블 입니다...) 에 보면, 맹인안마는 해 볼 가치가 있다. 등이나 허리에 좋다... 하고 쓰여져 있길래, 관심을 갖고는 있었는데, 쑹판에 온 첫날에, 워낙에 이것저것하느라... (도시구경, 말여행예약, 첫 인터넷 접속 등...) 그냥 왔다갔다만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먹으러 나가려고 무심코 지나가다 보니깐, 맹인인듯한 사람이... 골목에서 나와서 혼자 라디오를 듣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녁 먹고 오면서 가격이나 물어보자 하고, 입간판이 서 있던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른쪽에... 작은 유리문이 있는데 안에 침대가 덩그러니 두개가 있고 한쪽 쇼파에서 아까의 맹인이 혼자 또 라디오를 듣고 있더군요... 똑똑 두드리니깐, 문을 열어줍니다. 얼마냐니깐 1시간 반에 30위앤(4500원 정도) 라더군요. 얼씨구나 싶었죠. 론리플래닛에서는 이곳 말고, 쿤밍이나 쳉두 같은 큰 도시에서 80위앤 정도 한다고 나와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럼 한 번 받아보자 싶었죠. 참 시원하게 잘하더군요. ㅋㅋㅋ... 한국에서도 스포츠마사지를 몇 번 받아봤지만, 좀 다르더군요. 이건 지압이라서 혈에 더 집중하는... 덩그러니, 침대는 두개있는데, 워낙에 여기도 고지대라 추운데 뭐 난방 같은게 있을리 없고, 1시간 반동안 안 오더군요... 안마는 시원한디.. 쩝. 그러면서, 그 맹인은... 연신 오케이? 를 물어봅니다. 아프냐는거죠. 뭐 내가 다른 말로 하면 못 알아들을테니깐... 뭐 저야, 오케이 하고 대답하고.. 그런데, 끝나면서, 내가... 가만히 있다가, 너 영어를 배우면 좋겠구나? 했습니다. (쑹판이라는 도시가 디게 작은데, 워낙에 이 말타는게 유명하여, 생각 외로 외국인들이 자주 옵니다.) 그러면서... 통더마? 스 페인풀? 이라고... 가르켜 주고, 예스하면 아파하는거고, 노하면 괜챦다는거니깐... 외워둬라 하니깐, 무쟈게 좋아하는겁니다. 그러면서 나보고... 영국인이냐고. 난 한국인이라고 그러니깐, 막 한국은 중국과 원래 펑여우(친구)니 어쩌니 뭐... 요즘에는 일본이 적이라느니, 한국의 총통은(제 귀에는 이렇게 들리더군요) 진따이쭝(김대중) 이라느니... 막 말을 걸고... 뭐 내가 영어를 가르켜 줬으니, 자기는... 말에 채찍질을 해준거라느니, 또 뭐더라... 물고기가 물을 만났다느니... 장난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래, 잘 모르는 사람이 너무 가까이 하면, 좀 부담스러워 하는지라, 그래그래 알았노라, 다른 영어는 다른 외국인에게 또 배워봐라, 난 중국어를 한달밖에 안 배워서, 너랑 말이 더 이상 통하지를 않으니 더 못 갈켜주겠다... 막 그러면서 가겠다고 했더니... (한달 배워놓고 이런 정도 의사소통하는게 신기하죠? ㅋㅋㅋ... 대학교 3학년때 계절학기때 열심히 해서, 제2외국어 중국어 배운사람들 제치고 에이뿔따구 받았죠. ㅋㅋ) 못내... 너무 아쉬워 하더군요. 그러면서 잘 가라. 뭐 또 오면 너무 좋겠다느니, 자기는 한국인 친구가 생겨서 너무 좋다니. 가만히 돌아오면서 생각해 보니, 얼마나 쓸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손님도 거의 오지도 않는거 같은데, 같이 있는 사람도 없고... 혼자서 라디오만 듣고, 햇볕이나 쬐고 그러고 있다가, 외국사람이 하나 와서 별로 말은 안 통하지만, 그래도 말걸어주고 그러니 얼마나 즐거웠을까... 내가 가겠다고 했을때... 얼마나 서운했을까... 그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잠든 5월 28일이었습니다. 작성자: 김봉상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