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정공로 가던 길 - 국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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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희 |
작성일 | 2018.05.28 |
국경에서
2018. 5. 24. 9:23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라가 갈린다 장비만 넉넉하면 일이 빠르고 쉬울 텐데, 돈이 없으니 사람이 뼈빠지게 파고 메우고 들고 옮겨야겠지. 무늬만 안전모지 플라스틱 바가지다. 어떤 이는 그 안전모 바가지로 물을 퍼서 시멘트에다 끼얹는다. 시멘트 양생을 위해 종종걸음으로 하루 왠종일 그래야 할 거다. 지롱거우에서 묵었던 호텔은 3성급인데 같은 급이라도 전날 묵었던 뉴팅거리의 호텔과는 느낌이 완전 달랐다. 창문 앞에 공사현장이 있어서 밤12시까지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먼지가 자욱했다. 일행 중 누군가는 나를 보더니 대뜸 "방이 어떠냐?"고 하며 자기는 방을 바꿔달라했단다. 그 방이 그 방일 텐데? 고도가 낮아지고 국경이 가까워지자 산 빛깔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척박한 갈색에서 푸른 색을 띤 산과 하얀 눈이 덮힌 산으로. 달력 사진을 보는 것같은 풍경. 길을 따라 내려오다 어느곳에선 폭포도 있었다 국경 검문소 바로 아래 마을 시에브로 배시의 식당 벽에 저런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티벳인들과 네팔인들은 신앙이 비슷하다. 자연환경이 다르니 사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지향하는 바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험준한 산에 다랑이 밭을 일구고 저런 경사진 곳을 어찌 오르내릴까. 규모가 꽤 큰 도시가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그 곳은 둔체라는 도시. 한참을 내려왔다. 트리슐리까지 오는데 6시간이 걸렸다. 차만 타고 왔는데도 무슨 심한 운동이나 했는 것처럼 노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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