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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의 어느날, 바라나시에서②
작성자 정*경
작성일 2014.11.07




수많은 사상가들은 바라나시를 관통하는 강가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일 없는 여행자들 또한 바람처럼 흘러들어 불타는 장작더미를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이제 당신이 바라나시를 바라볼 차례다. 바라나시는 무엇인가?
바라나시라는 곳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 특히 강가와 가트 주변은 그 자체만으로 별 다섯 개다. 바라나시만의 독특한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가트를 거닐어보자. 다리가 아프면 쉬고, 가트변 짜이집에서 짜이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바라나시가 제대로 보인다.
다른 도시를 여행하듯, 일정대로 볼거리들만 순례하다보면 바라나시를 영영 놓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트란 강가와 맞닿아 있는 계단이나 비탈길을 말한다.
갠지스강에는 이러한 가트가 100여개 이상이 조성되어있는데 왜 이렇게도 가트가 많은가 하면 그 이유는 종교적인 목적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인도인들은 가트에서 빨래를 하기도 하고, 목욕을 통해 자신의 죄업을 씻기도 하며, 아르띠 푸자와 같은 큰 제사를 치루기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 이른 아침이면 가트 주변은 온통 경건한 자세로 몸을 씻는 힌두교인들로 가득하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더럽고, 탁한 물일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어느 물보다도 신성시 여기는 성수와도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100개가 넘는 가트들도 모두 하나씩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보트를 타고 가트 주변을 돌때에는 아시 가트를 시작으로 마니까르니까 가트까지 돌아본다.
특히 아르띠 푸자는 석양을 바라보며 거행되기 때문에 보트를 타며 보는 아르띠 푸자는 한국에서 보는 벚꽃축제와 불꽃축제 이상의 감동과 벅참을 선사해준다.

그 많고 많은 가트 중에도 메인으로 손꼽이는 가트들이 있다면 아시가트와 다샤스와메드 가트, 마니까르니까 가트를 꼽을 수 있다.

바라나시의 5대 가트 중 하나인 아시가트는 어수선한 마니까르니까 가트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평온하고 고요한 분위기의 가트이며, 베나레스 힌두대학이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아시가트는 대학로나 다름없기 때문에 운이 좋다면 가끔가다 공연이나 전시 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바라나시의 메인가트로 불리 우는 다샤스와메드 가트는 아르띠 푸자가 거행되는 가트로 유명하며, 다스=10, 스와=말, 메드=희생 즉, 10마리의 말을 바치는 희생제를 거행하는 곳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다샤스와메드 가트에서는 소원을 담아 촛불을 띄우는 디아를 하는데 10월에 바라나시를 여행하면 어느 축제보다도 화려하게 열리는 디왈리 축제를 참가할 수 있다.

다샤스와메트 가트의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들자면 모 한국시장 사장이 천개의 디아를 띄워 사랑하는 여자에게 프로포즈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되어버렸다고 한다.
다샤스와메트 가트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마니까르니까 가트는 바라나시에서 가장 큰 화장터로 이 곳에 가면 24시간 끊이지 않는 장례행렬을 볼 수 있다.
여행자로써 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화장터를 향해 결코 카메라를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 우리에겐 너무나도 생소한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들만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갠지스강에서 바라본 바라나시의>

<다샤스와메드 가트에서 행해지는>

<가트마다 노란색 팻말로 가트의>

<가트에 앉아 목욕과 빨래를 하는>

<디아에 소원을 담아 강가로 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