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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없는 설산 - 안나푸르나트레킹 후기(1)
작성자 김*성
작성일 2013.01.03


- 네팔 카트만두 -

여러 해 전부터 벼르던 일이다.
11월초의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산군들.
그곳은 우기가 지나 여행과 조망이 좋다는 계절에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국적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화되고 있다는 비빔밥이 기내식으로 제공되고
곁들인 캔맥주를 홀짝거리며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비디오로 보면서
점차 지루함이 느껴질 즈음,
6시간의 비행끝에 네팔의 고산 마을들이 창밖으로 들어온다.








나마스떼!
시차 3시간 15분이 늦은 카트만두 ‘트리뷰반’ 공항에 도착하니
시설은 열악하지만 국제공항답게 주기장에는 여러 국적기들이 즐비하다.

동서간 길이 2,400키로미터의 히말라야 산맥중에 780키로를 품고 있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히말라야국가인 네팔,
그 수도에 입성하면서 자연스레 흥분이 된다.
현지가이드를 만나 통성명하면서
환영하는 의미로 메리골드로 만든 레이를 목에 걸어주니
기분이 특별하고 고맙다.

이국의 첫날,
호텔에 여장을 풀고 잠간의 휴식 후에
카트만두의 타멜거리로 시내 관광을 나섰다.
관광 산악국가인 만큼 환전상이 많고 등산용품이나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는 쇼핑거리이다.
정비가 불량한 小路들이 얽혀있고
오토바이와 소형차 그리고 ‘릭샤’(인력거 일종)의 내왕이 분주하여
먼지가 뿌우연 거리가 지난 시절 한국의 중소도시 같다.








저녁식사를 위해 네팔 전통식당에 들어서는데
입구에 서 있던 아가씨가 주술적 의미가 있다는
붉은 ‘띡카’를 얼굴 양 眉間에 살짝 찍어준다.
간략한 민속공연을 보면서
‘럭시’(네팔소주)를 반주로 먹는 ‘달밧’이라는 네팔 전통음식이다.
유기쟁반에 담긴 날아갈 듯 버석한 安南米밥과
커리에 버무린 닭고기,
메콤짭잘한 스프 등....
그 특이한 맛과 향이 이국에 몸을 내린 나를 느끼게 한다.








- 포카라 -
둘째날,
하늘이 맑고 여명이 아름다운 아침이다.
히말라야트레킹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포카라로 가기 위해 국내선을 이용해야 한다.
56인승 소형 쌍발기에 몸을 싣고 이륙하고
얼마 안 있어 창밖으로 멀리 설산 연봉이 조망되는 듯 하더니
30여분만에
철조망 밖으로 몇 마리의 야생 원숭이가 배회하는
자그만한 포카라공항에 도착한다.














포카라를 둘러싸고 있는
고산 연봉에서 흘러 내린 물이 모여 만들어진 ‘폐와호수’로 나가
조그만 4인승보트를 타고 호수 중앙에 떠있는 섬에 상륙하여
작은 사찰을 돌아보고 나온다.
가무잡잡한 ‘네팔리‘가 젓는 한잎 조각배 너머로는
안나푸르나 연봉과 마차퓨차레, 다울라기리 등등 설산의 연봉이 아름답다.








포카라 시내는 조용하다,
히말라야 산꾼들의 오래된 전진기지 역할을 자임하며
그런대로 생활수준이 높고 자부심도 있는 듯하다.
각종 산악장비와 기념품들로 즐비한 거리에서
머리만 들어보면 설산의 웅자가 다가선다.
거리를 돌아보다가
마차퓨차레 영봉이 바라보이는 음료코너에서 잠시 목을 축인다.








설산이 굽어보는 식당 잔디밭에 차려진 점심상에서
야크젖으로 만들었다는 치즈도 맛을 본다.
점심후의 나른함을 밀어내고
일행을 태운 버스는 불럭 벽체에 골함석을 이고 있는
원주민 집들이 즐비한 외곽을 지나
2차선 포장도로-그들의 명칭인 하이웨이를 타고 달린다.
해발 1,600미터의 고원을 넘어서
1시간여를 달려 비로소 트레킹 시작 지점인 ‘모디콜라’ 강가의 마을인
‘나야풀’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