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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집트 사막여행 그리고 방콕 카오산...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8


이집트에서 건너 온 지 3일이 흘렀습니다. 배낭객들의 3대 블랙홀답게 방콕의 카오산 로드는 없는게 없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낭객들은 끊임없이 이 골목에 북적입니다. 저는 이집트 룩소를 떠나 바하리야 사막으로 갔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사막여행은 힘들거라 생각하고 룩소르나 카이로에서 투어를 신청해서 가는데 저는 같이 여행하던 친구들이 룩소르에서 바로 카이로로 간다고 하길래 헤어지고 난 후에는 혼자라서 혼자 투어를 신청한다는건 비용도 부담이 되고 아부심벨과 룩소르 왕가의 골짜기 투어를 신청하고 나서 조금 실망을 했던 탓에 혼자 그냥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거의 무턱대고 루트도 잘 모르고 출발을 했지만 기차역에서 만난 이집트 만도 아저씨가 알려준 대로 아슈트까지 기차를 타고 거기서 로컬 미니버스를 갈아타고 카르가를 간 후에 카르가에서 하루밤을 자고 다클라 마을을 거쳐 파라프라에 도착을 하였답니다. 카르가나 다클라나 파라프라 모두 사막 한가운데에 자리한 오아시스 도시들이고 한국 가이드 북에는 이런 지역에 대해 별로 정보가 없었기에 저는 가이드북도 없이 그냥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서 버스도 타고 호텔도 정하고 했었지만 운이 좋아서 쉽게 쉽게 이루어진것 같습니다.

한번은 카르가의 와하호텔에서 하루밤을 묵고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경찰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어디로 갈꺼냐고 묻더라구요. 전 다클라를 거쳐서 파라프라까지 갈꺼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버스터미널까지 저를 대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혼자가도 된다고 했는데 경찰들은 괜찮다면서 끝까지 저를 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마치 저는 유명인사라도 된것 마냥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미니버스터미널까지 갔습니다.

미니버스는 사람이 다 차야 출발을 하는데 경찰아저씨는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제가 다클라까지 간다고 말도 대신해주고 사람들이 다 찰때까지 기다려준 후에 버스가 출발하자 그제서야 제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시고는 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집트 경찰들은 참 할일이 없는건지 외국인이 이 마을에 잘 안와서 그런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클라에 도착해서는 마을 중간에 폐허같은 흙집무더기들이 눈에 띄어서 꼭 구경을 하고 갔으면 했는데 다행히 파라프라로 가는 미니버스도 사람이 차야 출발을 한다길래 버스에 가방을 실어두고 동네 꼬마 아이들의 가이드를 받으며 흙무더기 집들로 갔습니다.

책에서 읽었던 시와오아시스의 고대유적 샤리처럼 이곳 마을도 사막의 염분섞인 흙으로 집을지었다가 한번 비가 내리자 녹아서 무너져 내린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골마을이라 사람들도 더더욱 친절하고 내가 골목길을 다니면서 사진기를 가져다 대면 어찌나 쑥쓰러워하는지 숨어버리곤 했습니다. 물론 남자아이들은 어딜가나 활발한 편이지만요. 다클라에서도 사막을 횡단하여 제가 가고자 했던 하얀 사막인 파라프라 오아시스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또 저녁에 도착해서 숙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미니버스에 함께탄 아저씨들이 여기에도 와하호텔이 있다면서 그곳에서 묵으라고 하더라구요. 사실 파라프라는 앞에서 지나쳐온 카르가나 다클라와는 비교될 정도로 규모가 작은 마을이라서 이런데 호텔이 있을까 많이 불안했거든요. 파라프라에는 하얀사막이 있는데도 그 명성에 맞지 않게 외화환전이 가능한 은행조차 없는 작은 마을이였습니다. 저는 파라프라에서 환전할 생각으로 이집트파운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바하리야에 가야지만 환전이 가능하다고 하니 조금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계획으로는 택시를 대절해서 하얀사막의 버섯바위를 본 후에 바로 바하리야로 이동하는 것이였는데 환전을 못하는 바람에 그냥 히치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경찰 아저씨가 걸어서는 못가니까 택시나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라고 했는데 버스는 하루에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두편밖에 없고 택시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 난 걸어갈꺼야 하고 으름장을 내었더니 뭐라고 말은 안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천천히 사막쪽으로 걸어가면서 지나가는 차량들을 봤는데 마침 트럭이 한대가 지나가더군요. 맘씨 좋아보이시는 무슬림 아저씨가 타고 계셨는데 제가 바하리야로 갈꺼라고 했더니 자신은 검문소까지만 가는데 거기까지만 태워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거기까지라도 좋다고 저는 트럭을 탄후 검문소에 내렸습니다. 이번에도 경찰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묻더군요. 하얀사막에 잠깐 들려서 구경하고 바하리야로 갈꺼야~ 라고 했더니 그럼 어떻게 갈껀데 하고 묻더라구요. 전 걸어서 갈꺼라고 했더니 막 웃으시면서 걸어가다 쓰러질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지나가는 차를 히치해서 갈꺼라고 했더니 경찰아저씨가 저보고 잠깐 기다려보라고 하면서 한 모퉁이에 의자를 가리키셨습니다.

전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마침 지프한대가 지나가다 검문소 앞에 멈췄습니다. 경찰아저씨가 그 지프 운전사와 좀 안면이 있었는지 웃으면서 아랍어로 뭔가 뭔가 대화를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저를 불러서 지프에 타고 가라고 했습니다. 저보고 가진 돈이 얼마있냐고 물어서 50파운드(약 1만원정도) 밖에 없고 바하리야 가서 환전해야해요. 라고 대답하니까 지프기사 아저씨가 처음에는 너무 돈이 작다고 하시더니 그래도 제가 몇번 씨익~하고 웃어드렸더니 그냥 타라고 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하얀사막의 버섯바위에서 사진을 찍게 해주시는 것도 포함해서요. 역시 이집트 남자들은 동양 여자들이 한번 웃어주면 그래도 조금은 먹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중동을 여행하는 동양 여자애들은 대부분 그래서 공주병에 걸리기 마련이죠--;; 아무튼 그래서 전 운 좋게 50파운드에 나름대로 사막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아스팔트는 까만데 주변은 하얀 석회암층의 흙이 섞인 사막이라 정말 마치 눈밭을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을 정도였습니다. 너무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만약 이곳을 보지 않고 바로 카이로로 갔더라면 무척이나 후회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지프를 타고 버섯 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크리스탈 마운틴과 검은 사막을 지나 바하리야에 도착을 했답니다. 이 지프 운전기사 아저씨는 원래 여행사에 소속된 기사라서 오늘 시와오아시스까지 사막길을 횡단해서 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곳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다시 바하리야로 내일 올거라면서요. 그래서 제가 저도 시와 오아시스 가고 싶어요~ 했더니 사막길을 가려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통행료 200파운드를 내고 차량,운전사비용도 지불해야하니까 무척 비싸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저씨가 저는 그냥 통행료만 내면 시와까지는 그냥 태워주시기로 했는데 먼저 여행사 매지저한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바하리야에 회사 사무실이 있는데 저는 바하리야에 도착하자마자 무척 기대하며 아저씨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결국 매니저가 허락을 안했다네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바하리야에서 카이로 가는 버스표를 샀습니다. 바하리야도 작은 마을이라 별로 묵을 이유는 없었거든요.

이미 하얀사막과 검은사막을 다 보고 왔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점심을 먹고 카이로 행 버스를 탔습니다. 역시나 카이로까지는 길고 긴 사막을 지나야 했습니다. 버스안에는 한 서양 배낭객이 타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대화를 하다보니 오늘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시와오아시스로 갈꺼라고 하더군요. 저도 원래 시와를 가려다가 못갔기때문에 조금 미련이 남아 있었던 차에 그 친구가 시와를 간다고 하니까 저도 따라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마르사마투루행 버스를 타고 또 다시 긴 버스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시와까지는 바로 가는게 없기 때문에 마르사마투루에 먼저 간 다음에 다시 현지 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아무튼 시와까지 어렵사리 도착해보니 이곳은 리비아와도 가까운 사하라 사막이 있는 곳의 오아시스 마을이라 사람들이 더욱 더 전통을 고수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관광객들의 흔적이 엿보이긴 했지만 다른 오아시스에 비해서는 더 엄격한 이슬람전통을 지키고 있는 듯했습니다. 남자들은 대부분 발목까지 내려오는 무슬림전통 셔츠를 입고 여자들은 눈까지 가린 까만 숄을 걸치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길거리에서는 대부분 남자들이 많고 여자들은 잘 보기 어려웠습니다. 마을의 가옥들도 흙으로 지어졌고 마치 중세시대로 거슬러 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시와에서 동네 골목들을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물론 사하라 사막에만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전 오래된 건물과 전통적인 사람들을 구경하는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였습니다. 시와는 처음에는 너무 멀어서 그냥 안가려고 했는데 아무튼 운 좋게 아르헨티나 친구를 만나서 이렇게 오게된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정도로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마을 가운데에 무너진 고대유적인 샤리가 있었는데 다클라에서 보았던 흙무더기 집들과 비슷한 느낌이였지만 훨씬 성곽이 멋있었습니다.

시와에서는 알렉산드리아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다시 알렉산드리아로 이동했습니다. 이 알렉산드리아도 원래 계획에는 없었습니다만 이왕 실크로드를 따라온 김에 알렉산더가 수도로 삼았던 알렉산드리아를 빼놓을 수 있냐..하는 마음에 잠깐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계속 사막만 보다가 지중해바다를 보니 너무나 아름답고 카이트배이 성채와 몬타자 궁전의 하려함에 또한번 반하고 말았습니다.

알렉산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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