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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6 6월07일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5


리쟝(麗江) 이야기

여태까지 중국 여행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을,
아니 내가 가 본 곳 중에서, 가장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두말할 필요 없이, 리쟝을 들 것입니다.
그 전에는 쑤저우와 보라카이가 가장 가본 곳 중에서 괜챦았는데,
지금 현재 있는 리쟝은, 정말로... 떠나기가 싫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다음 행선지인 따리에서의 일정을 줄여서라도,
하루 더 있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리쟝은 어떤 도시일까요?

리쟝은, 1996년 대지진으로 도시의 절반이 파괴되기 전에는,
중국 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그 대지진으로 이 동네가 몇백년 전의 생활양식을
그대로 갖고 있었음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고, 중국 정부에서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면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입니다.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나시족이라는 사람들인데,
남자들은 잘 모르겠고, 여자들은 파란 모자와 청색 전통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누가 나시족인지
모르겠는데, 할머니들은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도시 자체가 전부 나무로 되어있는 기와집입니다.
온통 기와집이고, 그 집들 사이로 옛날의 돌덩이로 만들어진
좁은 도로들이 방사형으로 나 있어, 자동차나 자전거로도
이동하기 힘듭니다.

이곳 도시의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도시 전체 곳곳에
작은 개울 비슷한 것이 여기저기 흐른다는 것입니다.
인근의 옥룡설산에서 눈 녹은 맑은 물이 가까이 온다는
것을 이용해, 그것이 도시 곳곳으로 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를 걷다보면, 작은 돌다리나 그런 것도 여기
저기 많이 있고, 또 특이한 점은, 그 흘러가는 물에,
그릇을 씻거나 빨래를 하는 전통 의상을 입은 나시족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너무나도 이쁘고 운치 있는데,
도시 여기저기로 물이 흘러들어가므로, 어찌보면,
쑤저우나, 베니스와 비슷하기도 하면서도,
그게 배가 다닐 정도의 큰 물이 아니고, 동네 여기저기에
사용하는 상수도 식의 물의 규모이므로,
더 아기자기한 맛이 많습니다.
게다가, 아직도 돌로된 도로 하며, 기와집들...
그것이 더욱 더 운치있게 만들어 줍니다.

너무나도 그 모습이 아름답다 보니,
한국에는 원래 제가 지금 여행하는 중국의 서남부가
잘 안려져 있기도 하지만,
서양 쪽에는 특히 더 알려져 있으며, 중국 내부에서도,
이곳으로 관광오는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이 작은 도시까지 비행기가 오지도 않았는데,
얼마 전에 공항도 개항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작은 여강고성(리쟝꾸청) 안에는,
여러가지 까페나 여관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까페도, 원하는 모든 것을 마실 수 있습니다.
커피나 에스프레소도 있고, 맥주도 갖가지로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관은, 주로 나시족들이 자신들이 살던 집을 개조한
경우가 많은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통 가옥에서
하룻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여긴 참 풍경이 희안합니다.
아주 오래된 전통 가옥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옆에는 비가 계속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하는
작은 운하로 물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제 주변 분들 중에서도, 여기에 오면,
반하실 분들이 정말 많을겁니다.

워낙에 유명해지다보니, 주변에 골동품이나,
아니면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무쟈게 많습니다.
어떤 식을 생각하시면 되냐면... 인사동과 같은 면이
많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인사동처럼, 단지
골동품을 길 양옆에 가게들에서 팔고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도시 자체가 하나의 정말 이쁘고 멋들어진 골동품입니다.

여기에서 까페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타지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례로, 제가 여기와서 참 친하게
지내게 된, 까페 주인(저랑 나이대가 비슷한 여자입니다.)도
북경 출신인데, 원래 여행을 좋아해 여기저기 다니다가,
이곳이 너무 좋아 이곳에 눌러 앉아버린 케이스입니다.

또 여기 Sakura Cafe라고, 부산출신 한국 분께서 운영하는
유명한 곳이 있는데, 거기 가시면 김치볶음밥이나, 제육볶음
등을 한국에서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 가서 몇가지 먹어보니깐, 직접 요리를 하지는 않고,
이곳 사람들이 요리를 배워서 하는데, 약간은 짠 느낌도 있더
군요... 주인 누님도 그것을 좀 걱정하시더군요.
우리명칭으로는 벚꽃찻집인데, 외국 사람들이 우리 발음을
못 알아들으니 그냥 사쿠라 까페라고 한 것 같습니다.
가면 여기저기 태극기도 많고 참 희안합니다.
이곳은 한국 여행객들의 메카일 뿐 아니고, 서양 사람들도,
많이 찾는 것 같더군요. (론리플레닛에도 좋은 곳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곳 사쿠라 까페가 있는 곳도, 참 진풍경입니다.
돌다리를 지나 흐르는 운하 양 옆에, 이쁘장한 까페들이
주욱 있고, 사람들이 여유로운 자세로 힘든 여행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풍경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전통 의상을 입은 나시족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또 그들의 생활양식, 집 담벼락 옆으로 흘르는 운하에,
설겆이를 하고 빨래를 하고, 나시족만의 음식이 아직
존재하는... 그리고, 매일 오전에 그들만의 시장이
열리는... 그런 모습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리쟝에 대해,
제가 얼마나 잘 묘사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쟝 고성 안에는, 특별히 유명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1996년 대 지진이후로, 많은 개보수가
있었다고 합니다만, 그 개보수가, 그래서 현대식 스타일로
건물을 짓는게 아니고, 오히려 훨씬 돈도 많이 들이면서도,
원래 있던 스타일대로 살려가며,개보수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런 도시 자체가 골동품인 데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운하에 물 졸졸흘러가는 소리를 듣는 것은,
이곳을 떠나는 발걸음을 내딛기가 무척이나 힘들게 하는,
그리고 떠나더라도 언젠가 꼭 다시 한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고 싶은...
그런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아마도, 저 말고도 리쟝을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이곳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s. 외국에서 어떻게 한글을 쓰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IME32라는 것을 인스톨 하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저도 microsoft 에서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www.mail.co.kr 에 가 보시면, 왼쪽 아래에 배너 비슷한 것으로
한글이 깨지시나요? 하고 나오는 것이 있는데 그거 누르면,
한글 IME32를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그거를 다운 받아서 설치하면,
세계 어느 윈도우 95,98,ME에서도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작성자: 김봉상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