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5 6월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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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5 |
다섯번째 여행기입니다. 그동안 리쟝에서 한글이 안 써져서 아무 여행기를 안 남겼다가, 급하게 후토샤에 가서 산을 3일을 타고 와서 인터넷 접속이 전혀 불가능했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간만에 다시 여행기를 쓰죠. 여행기 4탄 이후로, 참 오랜만이죠? 후토샤. 우리 말로는 虎跳峽이고, 서양 쪽에서는, Tiger Leaping Gorge라고 합니다. Gorge라는게 제가 GRE를 공부하다가 외운 단어인데, 이런데에서 나타나는 군요... ㅋㅋㅋ... 뭐 암튼, 제가 항상 배경 지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주로, Lonely Planet이나, 아니면 거기에서 나눠주는 팜플렛, 아니면... 뭐 인터넷 등등에 뒤지다 나온 것을 이용합니다. 그러니깐 사실과 틀린 것이 있더라도 저를 비난하지 마시고, 그냥 조용히... 가르켜 주세요... ^^ 이 협곡은... 옥룡설산이라는 해발 5596미터의 산과, 하바설산(원래 한자를 모르겠습니다. 발음은 하바슈에샨 입니다) 라는 해발 5396미터의 산 사이의 17킬로미터에 달하는 협곡입니다. 전설로는 그 중에 한 포인트에서, 호랑이가 뛰었답니다. 그래서 호도협입니다. 위에 썼다시피, 산들이 전부 설산입니다. 5000미터가 넘어가니, 전부 얘들이 만년설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협곡이 설명으로는 현재 알려진 것 중에 가장 깊은 계곡 중에 하나랍니다. 깊이가 산 꼭대기로부터 3900미터 정도 라니, 물 흐르는 곳은 해발 1500미터 정도에 가고 있고, 산 꼭대기는 5500미터 정도 되는거겠죠? 여기 흐르는 물이 양쯔강의 상류 지류 중 하나랍니다. 암튼 얘네들이 나중에 양쯔강에 합쳐지는거겠죠? 그런데... 이 곳의 트레킹이 굉장히 유명하답니다. 왜 유명하냐... 저는 솔직히 몰랐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출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킹, 트레킹 이런 류 별로 안 좋아합니다. 산타는거 너무 힘들고 내려오면 맥빠지고 그래서 안 좋아해서, 리쟝에서 그냥 리쟝 고성 마을만 보고 따리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중국 여행으로 유명하신 조창완씨라는 분께 스케쥴 관련해서 문의를 하다가, 후토샤가 리쟝 여행의 백미인데 그걸 왜 빼냐고해서, 월드컵 본 다음날 (6월 5일)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열심히 축구를 봤습니다. 리쟝에서 한국 유학생들과 만나서 축구를 같이 봤는데, 아니, 이럴수가... 우리가 이겨버렸습니다. 그것도 2:0으로 시종일관 우위를 접하며... 너무나도 기뻐서 새벽 2시까지 술마셔버렸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하려는 계획은 틀어져 버리고, 6월 5일 아침 7시에 맞춰놨던 시계는 어느새, 잠결에 자명종을 꺼 버리고, 9시 쯤에 일어나서 후다닥 필요한 것만 챙기고 나머지 여관에 맡겨 두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와서 되도 않는 중국어로 되든 안되든 쫑디엔 간다고 써져 있는 버스 앞에 가서 기사 아저씨에게 워야오취챠오터우. 커이마? (나 챠오터우 가고싶어. 가능해?) 하고 물어봤습니다. (안되는 중국어로 물어보는게 제 취미입니다.) 그랬더니 다짜고짜 버스 아저씨가 타라는 겁니다. 그래서... 원래는 차표만 사고 먹을 것 좀 사서 먹고 출발하려고 했던 계획하고는 전혀 다르게 그냥 챠오터우로 가버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후토샤 트레킹은 챠오터우-따주 이 두 도시의 사이를 등산하는 겁니다.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모두 가능하고, 서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전자가 오르막이라 더 힘든 대신에, 더 구경하기 좋습니다. 저는 그래서 전자를 택했습니다. 오후 1시에 챠오터우에 도착해서 일단 아침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무쟈게 갈등 때렸습니다. 일단 이 코스는... 건장한 성인남자가 빠르게 갈 경우, Half-way Guest House까지 6시간, 그리고 거기에서 그 다음날, 따주 까지 6시간 도합 이틀을 내리 걸어야 가능한데, 이거 괜히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는데 출발해서 산이라서 해가 일찍 져 버리면 바보되는게 아닌지... (이 동네는 평지는 해가 8시는 되어야 집니다. 왜냐하면, 땅덩이는 정말 크고 여기는 왕 서쪽인데도, 전 중국에 딱 하나의 시간만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중국은 한국과 1시간 차입니다. 한 나라에 3개의 시간대가 있는 미국과는 다릅니다.) 우짤까, 우짤까 고민하다가, 그냥 미친척하고 가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참 좋았습니다. 여기는 나시족들이 사는 동네라, (이 사람들 정말 친절하고 좋습니다.) 마주칠때마다, 니하오 하고 인사하면 항상 상대방도 웃으며 인사합니다. 동네 애들도 외국 사람이 지나가면 신기해하고 좋아합니다. 그리고 좀 올라가니깐, 계곡 사이로 흐르는 양쯔강이 멋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사진도 몇 장 찍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혼자 다니면서, 정말 혼자서 사진 많이 찍습니다. 돌덩이나 그런데 올려 놓고 타이머 눌러 놓고 후닥닥 뛰어가서 포즈 잡기. -_-; 타이머 없는 카메라였으면 어쩔까 싶습니다.) 그런데 올라가다 보니 정말 힘이 듭니다... 내가 이래서 등산은 싫어하는데... 가다가 Naxi Family 라는 작은 여관 겸 음식점을 만났습니다. 여기 주인도 정말 친절합니다. 내가 거기에서 안 묶을꺼 알면서도 헐레벌떡 오니깐 차하고 해바라기씨 먹고 힘내라고 내줍니다. (그런데 솔직히 뜨거운 차는 좀... -_-; ) 암튼 잠시 앉아 쉬다가 물어봤습니다. 여기에서 Half-way 까지 얼마나 시간 걸리냐... (현재시간 3시반) 5시간이랍니다. 그러면 8시반... 아무리 서쪽이라도 산지인데... 그래서 내가 울상을 지으니깐... 빨리 걸으면 4시간이면 갈꺼라고 힘내랍니다. (이 대화들이 다 영어로 오갔냐 하면, 그게 아니고... 전부 중국어 + 손짓 발짓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열심히 갔습니다... 정말정말 힘들더군요. 저는... 제 후배 신모군과 같이 강철 체력이 아니라, 산타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특히... 28 bend 인지 뭔지를 탈때에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독사같이 올라갔습니다. 28번 구불거리며 올라간다는건데, 너무 힘들어서 몇개인지 제대로 새지도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 벽에 보니깐, The summit of 28 bends 라고 쓰여 있더군요. -_-; 아마 거기가... 한 해발 2500이 좀 넘지 않나 싶습니다. 거기서부터 경치가... 정말 죽여줍니다. 여기가 왜 유명한지 알았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여기는 해발 5500미터 정도 되는 양쪽의 산을 사이에 둔 협곡이니다. 협곡이라 함은 양쪽 산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됨을 의미합니다. 그 절벽 한쪽에... 해발 1500미터의 강과 해발 5500 미터의 산의 중간쯤 되는 2500 가까이 되는 높이에 길이 나 있고, 그 길로 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가고 있는 길은... 위로도 절벽 아래로도 절벽입니다. 저쪽 반대편에는 이곳과 거의 대칭으로 절벽으로 된 산(옥룡설산) 이 있습니다. 그 산은 위에는 만년설이 있고, 낭떠러지가 점점 내려가면서 쭈욱 밑에는 강물이 보입니다. 그 길을 따라... 계속 몇 시간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솔직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그러나... 조심해야합니다. 왜냐하면 발을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니깐요... (그런데 길이 아주 좁거나 한 곳은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아주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그런 길을... 절벽을 따라 몇시간을 계속 갔습니다. 특히 오후 늦게가 경치가 더 좋답니다. 왜냐하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옥룡설산 절벽으로 태양광이 반사되어, 내가 있는 쪽에서 볼때 가장 멋있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절벽을 따라가는 길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길이 아니고, 그냥 평평한 길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힘은 훨씬 덜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걸어가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출발부터 4시간을 걸어갈동안, 원래 거기 사는 나시족을 제외한 여행객은 한 명도 못 만났습니다. 그래서... 무쟈게 불안했습니다. 이거 처음 시작부터 이상했는데... 이거 정말 제대로 온건가... 왜 아무도 없지...? 이렇게 가다가 잘못해서 떨어지면 아무도 구해주러도 못 오겠네.. 정말 불안했습니다. -_-; 그러다가... 배낭을 매고 걸어가고 있던, 4명의 백인들이 저 앞에 있는 것입니다... 무쟈게 반가웠습니다. 이렇게... 그냥 사람이 반가울수가... 마구마구 뛰어가서... 말을 건냈습니다. 그 이후로, Half-way 까지 같이 갔습니다. Half-Way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짐을 내리고 탁자에 앉았습니다. 주인도... 우리같이 파김치가 되어서 온 등산객이 한두번이 아니었던 듯, 자연스럽게 마실 것을 갖다 줬습니다. 그곳 테라스에서 본 옥룡설산의 절벽 모습은 정말 장난 아닙니다. 참 좋은 곳에도 산장을 지어 놨더군요. (이쪽 하바설산 쪽은 계속 절벽은 아니고 가다가 드문드문 그냥 우리나라 산 비슷한 곳도 있는데, 그런데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 Half-way도 그런 마을의 집 한채인데, 딱 그 산길 중간에 있어서, 원래 지쳐 쓰러지려던 여행객이 살려달라고 자주 왔답니다. 그래서 아예 그런 여행객을 위한 산장으로 바꿨답니다.) 그곳에서 외국 사람들과 잡담을 하고 저녁을 먹고, 그리고 정말로 곤히 잤습니다. 하룻 밤에 10위엔(1500원 가량) 정도 밖에는 안 받더군요. 다음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