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4 6월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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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5 |
성도입니다. 성도만 오면 왜 맨날 그렇게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성도가 제 이번 여행의 중심지이기 때문입니다. 성도에 그렇게 볼 것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성도를 기준으로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거든요. 제가 Chengdu에 있다고 하면, 흔히들, 청도냐고 묻습니다. 청도는... Ching Dao 입니다. 성도는 Cheng Du 가 중국식 발음이고요. 성도는...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삼국지의 촉나라의 수도입니다. 전에부터 무진장 와보고 싶었던 제 꿈의 도시입니다. 어렸을때부터 하도 삼국지를 좋아해서, 삼국지를 10번도 넘게 완독했을꺼고, 오락도 열심히 했거든요. 그래서, 성도에 오면... 여기저기 삼국지의 흔적이 남아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 지금 새삼스래 깨닳습니다. 어떤 사람이... 외국에서 태조 왕건을 보고 감동해서, 한국에 옵니다. 그래서 왕건과 관련된 것이 한국에 넘처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이게 웃긴 일일까요? 게다가... 삼국지의 촉나라는 왕건의 고려처럼 500년이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서기 200년 경에 50년도 존재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유비가 나라를 세우고, 그 아들인 유선 대에서 끝났죠..) ㅋㅋㅋ... 오기 전에는... 이 성도에는 유비나 제갈량 등등 그 시대의 유물, 흔적들로 넘쳐날 줄 알았던 저의 기대는, 딸랑 무후사라고, 제갈량의 위패를 모셔 노은 사당이 하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마저도... 있는게 다행이겠죠? 그 외에... 성도에는 그리 크게 볼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변에는 무진장 볼 것이 넘쳐납니다. 그동안 제가 여행기를 썼던, 지우자이거우나 황룡, 쑹판 이런 북쪽도 무진장 좋고... (비록 가는데 너무 오래걸리긴 하지만, 성도 근처라고 볼 수 밖에는 없습니다. 여긴 너무 땅이 커서.) 서북쪽으로는 티벳과 접경으로 인해서 또 여기만의 삶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티벳을 가기로 해서 이쪽은 안 갔습니다.) 남쪽으로는.. 불교하고 관련이 많은데, 어메이샨(아미산)이라는 곳과 르샨(낙산)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어메이샨은... 불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4대 산 중 하나랍니다. 나머지는 모르겠으나... 참 멋있고 괜챦다는데, 이제 산은 가고 싶지 않습니다. ㅋㅋㅋ... 지난번에 고생들을 많이했어서, 여긴 안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 가면, 원숭이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어제 르샨을 갔다왔습니다. 여기에는... 무쟈게 큰 부처님이 있습니다. 어느정도로 크냐 하면... 90미터입니다. -_-; 아파트 같은 것은 층고를 4미터로 잡을텐데, 그러면... 22층만한거죠...? 발가락 하나에 성인 5명이 붙여서 앉으면 앉을 수 있답니다. 이거 만드는데... 90년 걸렸답니다. 참 황당하죠? 르샨이라는 곳에 가서 모터보트를 우리돈 5000원 주고 타서 그 앞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별로 실감이 안 나더군요. 그러나... 거기에서 사진을 잘 찍었어야 했습니다. 너무 커서, 그렇게 배에서 외에는 부처님의 전신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입장권을 사 갖고 부처님 곁으로 갔습니다... 이건 무슨 러시모어 산도 아니고... 부처님이 그렇게 크니깐 좀 황당하더군요. 옛날에, 속리산에서 큰 부처님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거나 아니면... 석굴암에 있는 부처님은 꼬마 부처님이 되겠더군요. 가까이 다가가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라던데, 중국 사람들은 뭘 만들면 이따위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예전에 북경에서 이화원이나 자금성 보고 맛이 갔는데, 또 한 번 맛이 갑니다... 그런데 그 부처님이 가만히 보면 참 귀엽습니다. 귀도 귀엽고, 눈도 귀엽고... 너무 크게 만들다 보니, 아마도 형상 자체는 좀 디자인이 실패했나봅니다. 근엄하거나 인자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귀엽게 만들다니... (나만 그런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팬더도 봤습니다. 팬더가 그렇게 귀한 동물인지 몰랐 습니다. 전 세계에 지금 동물원에 100마리가 안되더군요. 게다가... 그건 전부 중국에서 빌려준 거랍니다. 중국에서 빌려준 댓가로 1년에 수백만 달라를 받는답니다. 그 100마리가 안되는 놈들 중에, 62마리가 제가 있는 사천성에 있고, 그리고 그 중 31마리가, 오늘 간 성도 팬더 연구소에 있답니다. ㅋㅋㅋ... 팬더 사진 무쟈게 찍었습니다. 말로만 게으르다고 들었는데, 정말 게으르더군요. 먹고 자고 싸고... -_-; 팬더를 야생에서 보면 평생 행운이 있답니다. 서양에서는... 1800년대후반까지 중국 사람들이 그려 놓은 팬더를 믿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용이나 봉황과 같이 상상의 동물인지 알았답니다. 그만큼 귀한 동물이죠. 그 외에 몇 군데 더 갔는데, 혼자 다니려니깐, 사진 한 번 찍기 힘들군요.. 사진 좀 찍어주시겠습니까? 하는 중국말을 제가 안 적어 갖고 중국으로 와서, 그 말이 안됩니다. 그래서 시늉으로 하는데, 그것도 번번히 사진 찍고 싶을때 마다 하는 것도 무쟈게 골치 아프군요. 게다가... 알아들어도 사진 찍어주기 싫다는 사람도 생각 외로 많더군요.. 혼자 다니면 이런게 골치입니다. 다행히 성도로 와서 샤워도 많이 하고, 빨래도 다 하고 말렸습니다. 역시 저는 대도시가 체질인가봅니다. 다음에 갈 도시가... 또 약간 물 사정이 안 좋은지라, 지금 미리 샤워 많이 해 두려고 하루에 두번씩 막 해댑니다. ㅋㅋ. 지난번에 버스에서 너무 데어서... (14+4+10시간) 정말로 버스 타기가 싫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갈 도시가 리쟝인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기차 12시간 + 버스 10시간으로 가야하는데, (교통비 4만원 예상) 돈을 두배를 주고라도 비행기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시간도 벌고... 더 이상 버스타기 싫더군요. 그래서... 예상보다 한 5~6만원이 더 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행한지 지금 10일째인데, 오늘 산 비행기표 말고... 총... 30만원 정도 쓴거 같군요. 하루에 3만원 꼴인데... 뭐, 혼자 다니면서, 그동안 입장료, 교통비 들이고도 이 정도면... 성공했습니다. 중국을 안 가보신 분은 입장료의 무서움을 모르시겠지만, 한 예를 들어, 지우자이거우의 입장료는... 개중 가장 비싸기는 하지만... 우리돈으로 4만원이었습니다. -_-; 입장료와 교통비가 젤로 무섭습니다. 그 다음에... 숙소... 정말 생긴거 답지 않게 예민해서, 모르는 사람하고 같은 방 못씁니다... 거의 못 잡니다... 쩝.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하루 평균... 15000원씩이나, 숙소에 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줄일 것이라고는... 식비 밖에 없는데, 이게 좀 아쉽습니다. 다른 사람하고 다녔으면 좀 잘 먹고 다닐텐데, (잘 먹고 다니는게 뭐 영양보충을 잘한다는 뜻이 아니고, 여행을 하면 그 지방에 유명한 요리를 먹어야 하는게 제 지론 입니다. 저는 유럽여행하면서 사람들이 햄버거로 떼워야 한다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동안 컵라면도 많이 먹고, 그리고, 주로 볶음밥 하나와 그냥 아무 요리나 하나 시켜먹고 살고 있습니다. 이곳 사천의 가장 유명한 것은 훠꾸어라고, 우리가 알기로는 샤브샤브라고 하는 건데, 그게 멀건 물이 아니고, 사천 특유의 매운 빨간 물에다가 고기를 삶아 먹는겁니다. 그거... 돈 없어서 한 번도 못 먹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랑 같이 왔으면 먹어봤을텐데, 혼자 가서 시켜봤자 거의 다 남을테고... 그러자니 뭐 1주일 그렇게 중국에 있는게 아니고 총 여행이 1달이 넘으니 좀...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자제하고 있습니다만... 아마, 내일 저녁에 한 번 그거 시도해 보지 않을까 싶군요. (아마 훠꾸어를 혼자 시키는 사람은 정말 없을 듯...) 제 지론인... 여행을 하면 단지 관광지 구경하는게 아니고, 그 지방의 시장을 가보고 그 지방의 음식을 먹으며, 그 지방의 문화를 체험하는게 제일이라는 것이, 쩝... 어쩔 수 없이 못 지키고 있습니다... (여행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람과의 대화를 더 중시하는 사람도 있고, 구경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특별한 일이 없다보니, 별로 재미있게 쓸 꺼리가 없군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작성자: 김봉상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