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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서남부)-티벳-네팔 여행기 #1 5월27일
작성자 권*혁
작성일 2009.05.15


다음은 5월 27일, 중국 들어간지 5일째 되는 날,
처음 여행기를 쓴 글입니다.

여행을 혼자 다니다 보니 날짜 감각이 없습니다.
저는... 처음에 성도로 들어갔고 익숙한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일정 때문에... (가려는 곳이 오지 중의 오지인지라...)
성도에서 패키지를 갈까 아니면 직접 갈까
이리 저리 재고 그러느라 하루를 다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혼자 가기로 마음 먹었죠.
좀 고생해도... 패키지 따라가면 4일이면 끝나는데,
더 오래 있을 생각 하고요... (지금 5일째일껍니다. 앞으로도
3일 정도 더 있을 예정이고요...)

그러면 지금 제가 있는 곳은...
norther sichuan입니다. 사천성의 북쪽, 즉
제갈공명이 맨날 위나라 쳐들어가겠다고 출사표 쓰고 어쩌고
저쩌고 할 때에... 가기만 하고 더 이상 나아가지않은
그런 동네이죠.
여기... 해발 열라 높습니다. 동네가 다 3000미터이고,
옆에 보이는 산들은 4000미터 다 넘고, 주변에서 젤로 높은 산들은
막 6000미터 짜리도 있더군요. 걔네들은 만년설이 덮여있습니다.
버스타고 지나가다 보면 참 멋있습니다. 젤로 멀리
있는 애들은 하얀 색이고, 그 담에는 녹색이고, 더 가까이 오면,
초원 비슷한 연두색이거든요...
이렇게 험난한 동네이니깐,
제갈공명이 촉나라로 가면 천연의 요새이니 어쩌니 했나봅니다.
이런데를 통과한 중국 공산당도... 사뭇 다르게 느껴지고요.
뭐 암튼... 그런 동네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가냐 하면... 버스 타고. -_-;
버스는... 우리나라 고속버스처럼 좋은게 아니고,
열라 좁고, 냄새 많이 나고, 진동흡수 없고, 난폭운전 왕에다가,
(중앙선이고 뭐고 없습니다.)
게다가... 버스 안에서 담배를 그렇게 피워대고,
(버스 내부가 금연이 아닙니다.) 밖은 춥다고 문 닫아 놓고.
(해발이 그렇게 높으니깐 장난 아니겠죠?)
이런 버스를 타고... 장장... 13시간을 갔습니다.
그러니깐.... 5월 24일 아침 8시에 버스를 타서,
(버스표 사기도 얼마나 힘들던지... 말 안통해서..
기차표는 사기 쉬웠는데...)
저녁 9시에 도착한 곳은... 지우자이거우(구채구)라는,
아직 중국에서도 개발된지 5년 밖에 안된다는 곳인데,
뭐 그건 자시고... 입은 호호 불면 입김이 나오는데,
나혼자 반바지 반팔에...
(버스를 타면 짐 들고가기 힘들어서 가방 하나를 성도에
맡기고 왔는데 바보같이... 긴팔옷들을 놔두고 왔습니다.)
싼 여관은 찾을 엄두도 안 나고,
배는 고프고...
아무데나 빨리 체크인 하고, 밖에 나가서,
잠바 하나 (우리돈 7000원. 열라 후즐그례함. 사진 보면 암)
사 입고...
컵라면 두개 사워서 먹고... 겨우 잠을 청했습니다... -_-;

이렇게 해서... 둘째 날도 지나가고,
셋째날에는... 기대하던 구채구를 열심히 관람했습니다.
거기 물이 장난 아니게 맑은데,
무슨... 실내 수영장에서 멀리에서도 안에 다 보이듯이,
막 호수니 그런 것들이 안이 다 보이고,
그리고... 물이 극도로 맑으면... 정말 푸른기가 도는게 아니고,
파란 색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_-;
이건 말로는 설명을 못하는 경치인데,
사진이 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여기 중국인터넷까페들은
USB가 아직 다들 안되기 때문에 사진을 올릴 수가 없네요.
암튼...
구채구라는게, 뭐 장족 마을 9개가 있던 곳이라는 명칭인데,
거기에서 몰래몰래 장족 마을에서 잤습니다.
거기... 너무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라, 그 더러운 중국에서도,
거기만은 보존하려고, 다른 차들 다 못들어오게 하고,
내부에서도 LPG차만 돌고...
그리고 내부 숙박은 못 하게 하고...
화장실도... 자동차를 개조해서 만든 이동화장실이,
정기적으로 밖에 나가서 청소해 갖고 오거든요... 뭐 그
맑은 물들이 몇 년을 더 갈지는 모르지만, 암튼 엄청난
노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거기에서 몰래몰래 자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장족은 원래 살고 있었기 땜에 못 내쫓음)
따뜻한 물은 커녕, 전기도... 오후 5시 이후로 밖에,
그마저도... 전등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해서 책도 읽을 수 없는,
그런... 오지 중의 오지인... ㅋㅋㅋ...
이렇게 해서, 그 다음날에도 또 구채구를
열심히 관람하고, 밤에는 밖에 나가서 자고,
이제 5째날인 오늘 아침에... 그 무서운 버스를 또 6시간을
타고...송번(쏭판)이라는 곳으로 왔습니다.
여기에서는... 내일 아침에... 예약을 해 뒀는데,
말을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말과, 그리고... 여기 민족 이름은 모르겠는데,
말로 단련된... 말과 함께 살고 죽는... 그런 아저씨...
하루에 12000원 정도인데, 같이 가면, 먹을 것도 다 해주고,
텐트도 쳐 주고, 캠프화이어 하고, 기타 등등...
저는 맨몸만 가면 된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서
막 4박 5일 코스 같은거도 해서, 그 무서운 눈덮인 산에 가서
눈도 만지고 온다는데, 저는... 아무리 한달이 넘는 여행이지만,
워낙에 빠듯한지라... 1박 2일하면서 노천온천이나
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그러면 또 성도로 갈때까지 연락이 두절될 듯 하군요.
그럼 모두들 안녕히~

작성자: 김봉상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