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01 티벳배낭여행을 마무리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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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혁 |
작성일 | 2009.05.14 |
타시델레~ 정말 다사다난 했던 봄·여름·가을이었습니다. 티벳... 저희 혜초에서는 지난 90년부터 작가, 사진작가, 화가 등 티벳을 여행하고자 분들을 티벳으로 안내해왔습니다. 소수의 분들로 구성된 비교적 높은 경비의 여행이었지요. 하지만 티벳을 여행하다보면 일본이나 유럽에서 온 자유배낭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배낭객들도 있긴 하지만, 아주 드물었지요. 이에 우리도 티벳에 좀 더 많은 이들을 안내하고자 올 봄부터 국내 처음으로 티벳자유배낭여행을 상품화하기로 하였습니다. 티벳은 티벳여행허가서를 받아야하는 즉 다시 말하면 외국인에 대한 통제가 있는 특수한 여행지입니다. 그냥 혼자서 티벳을 개인적으로 배낭여행하는 것은 그 여행자의 운에 따라서 쉽게 또는 어렵게 티벳을 여행할 수 있지만, 여행사라는 입장에서 티벳으로 배낭여행객을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모든 것을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야 하며, 이로서 배낭여행자라해도 공개된 여행객들이기에 티벳여유국(관광공사)에서 정한 여행규정에 최대한 벗어나서는 안되는 등 패키지여행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이 배낭여행에서는 모두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음 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할 때부터 저희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시작하였습니다. 단지 홈페이지에 상품을 올렸을 뿐인데, 생각보다 티벳자유배낭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아직도 전체에 비하면 소수의 사람들이긴 하지만, 티벳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막상 티벳을 가고 싶어도 막막해서 개인으로는 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계시던 분들이 이 상품을 반겼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처음이기에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엉뚱한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3-4명씩 한 팀을 짜서 티벳으로 배낭여행을 시작하던 봄, 언어의 문제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라사 도착시 조선족가이드가 손님들을 맞이하도록 하였으나(그 때까지 티벳에는 조선족가이드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현지측과 협의하여 북경쪽에서 조선족가이드를 데려다 놓은 것이었죠), 오히려 말이 통하는 바람에 조선족가이드가 손님들을 비교적 비싼 호텔로 안내하는 등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여 이후부터는 말이 잘 안통하더라도 순수한 티벳현지인 영어가이드로 전환하였습니다. 지금도 조선족가이드가 안내했던 두 팀에 대해서는 죄송하기만 합니다. 이후로 비교적 순조롭게 여행은 진행이 되었고, 아름다운 티벳을 만족스럽게 다녀오신 분들이 잘 다녀왔다고 연락주실 때, 이 여행상품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여름 7, 8월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한 분 한 분 정성껏 안내해 드리지 못한 채, 그야말로 정신없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 때 현지에서도 티벳해방 50주년 기념행사기간이 끼여서 허가서발급이 일시 중지되는 등 외국인에 대한 통제가 겹쳐, 이 시기에 티벳에 가신 분들 중 대부분이 처음에 현지 여행사측과의 마찰로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다행히 저희 혜초로 연락을 주신 분들은 문제가 해결되어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셨고, 또 제가 현지에 도착하여 문제가 있던 팀들은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림으로써 대부분은 처음에 느끼셨던 불쾌감을 뒤로한 채 히말라야를 넘어 아름다운 티벳을 여행하시고 돌아오셨습니다. 오셔서 제게 연락주신 분들게 정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현지에서의 돌발 문제에 직면하면서도 자력갱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즐겁게 여행하고 돌아오신 분들께도 정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몇 분은 미숙한 저희의 잘못으로 인해 여행을 너무 너무 힘들게 하고 돌아오셨습니다. 이 몇 분께는 정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묵묵히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도 이 분들을 생각하면 맘이 무겁습니다. 이 분들의 문제를 통해 그야말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는 지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다음 분들이 보다 안정되고 편안한 여행을 하시고 돌아오셨습니다. 이렇게 다사다난 했던 티벳배낭여행이 이제 올 해는 마무리되고 새로운 내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분명 내년은 올 한해의 소중한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 보다 성숙된 여행상품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제가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올 한해 티벳을 담당했던 실무자로서 저희 혜초를 통해 티벳으로 배낭여행을 가셨던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번 티벳여행을 통해 참 많은 분들이 제가 혜초에 가지는 애정 못지 않게 저희 혜초에 관심과 신뢰를 가지고 계신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가 몸담고 있는 이곳에 더더욱 애착을 가지게 되었구요, 그래서 내년엔 좀 더 나아진 여행상품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첸낭. 타시델레~ 작성자: 타시델레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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