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마음에 천지를 담을 수 있기를... [GASINE2 08.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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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호 |
작성일 | 2009.05.19 |
안녕하셨어요, 백두산 4박5일 팀 여러분. 저를 기억하실런지요? 부산말투에 파마머리하고 눈 좀 큰... 18일에 돌아와서 다시 19,20일 가족과 해운대에 다녀와서 이제 서야 여행을 회고하며 정리할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여행은 국내(경북북부일대 와 강화도)+국외(백두산일대) 8일간의 일정으로 출발했습니다. 제가 장소와 일시를 짜서 1차로 제안하면 백두산에 같이 왔던 동향친구가 조절하고 동의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천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제가 일차적 책임을 느끼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도 약간 자신 있었던 것이 동향친구와 함께 여행하면서 항상 날씨가 좋았습니다. 흐려서 오히려 움직이기 좋은 적은 있었지만 비온 적은 정말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친구와 같이 갈 결심을 했던 것이구요. 일년 가운데 열흘 안쪽으로 나온다는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날씨 속 천지의 광경을 그것도 백두산을 처음 탄 사람에게 이틀씩이나 허락하셨으니 어디 가서 보시라도 하고 싶을 만큼 천지신명께 감사한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끼리 신나게 산을 타면서 말했습니다. “이건 평소에 우리가 교통법규 잘 지키고 함부로 쓰레기 안버리고 착하게 살았기 때문이야” 산의 웅장한 풍광 다음으로 제가 반한 것은 산 사람들입니다. 산을 즐겨 타는 사람들은 심성이 곱고 마음도 산처럼 넓어지는 것인지요. 우리팀의 다수인 5학년 선생님들... 오랜 등산인생에서 배어 나오는 노하우, 오픈된 마인드, 여유, 그리고 유머... 소탈해 보이면서도 개성이 빛나는 집합체 이자 우리일행의 중심축이었습니다. 30년 등반인생이 모든걸 말해주는 서울강서구청 장계장님, 준 가이드 역할 톡톡히 해주셨고 해뜨는것 찍으려고 호텔옥상 가셨다가 경찰에 쫓긴 의왕선생님, 포스 팍팍~ 룡정시장 되셨던 포항의 포스코 선생님, 우리팀의 태양, 인기녀 부산 SUN 왕언니, 류경식당 일일 댄서 하셨던 멋쟁이 선생님, 철심투혼 보여주셔서 젊은이들 힘들다는 소리 함부로 나오지 못하게 하신 김선생님, 80년대 후반 초창기 해외배낭여행의 선구자 동대문구 닭살커플, 등반의 진화론을 설파하시며 산의 소프트웨어를 강조하신 야생화 전문 닥터 권선생님, 항상 반주를 챙기시며 오토바이크 라이더로서 목적지향적인 등반을 추구하시는 이천선생님, 이제 3학년에 와서 젤 먼저, 가이드님! 즐거운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정말 가이드 같지 않은 가이드였어요. ㅋㅋ.그리고 동갑내기 서울댁 둘, 처음 만나서 동고동락 하며 편하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감사해염! 앞으로 인연 계속되길 바래요. 그리고 내 친구, 국내여행 내내 운전하느라 고생 많았고 백두산 등반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일때 마다 내가 너무 마음 아팠다는거 알아주었으면 해. 그리고 이번에도 생각했다. 당신이 남자였더라면...ㅋㅋ . 2학년으로 내려와서, 내가 본 최고의 童顔, 84년생 (저는 고1,2로 짐작했었어요) 그리고 착하디 착해서 그들 앞에서는 절대 사기칠 수 없을것 같은 서울예비커플. 다들 최곱니다요~ 또한, 이번 백두산 여행의 또다른 의미는 국내여행지였던 강화도와 연계해서 개인의 '나'를 넘어 우리'나라'의 국난과 극복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생각할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제 육안으로 보는 천지 사진은 충분히 됐구요, 내 마음속에 천지를 담아 살아가려고 합니다. 어렵다는 것 압니다. 실은 여행 끝난 다음날 해운대에서 언니랑 대판 붙었거든요. 그러나 노력할랍니다. 이제부터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언니를 포함하여)을 사랑하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거러가겠습니다. (추신) 집에 가는 길에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 샀습니다. 강서구청 장 선생님, 저 이제 혼내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