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나푸르나 이야기 5편] 고산증의 이해와 예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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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추*람 | |
작성일 | 2019.12.05 | |
[안나푸르나 이야기 5편- 고산증의 이해와 예방법]
안녕하세요! 혜초여행 트레킹 사업부 윤일중 대리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인 음식에 관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히말라야를 처음 찾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걱정하시는 고산증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잘 알아야 잘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겠죠? 전남 의대 산악부OB 조석필 대장님께서 알려주시는 고산증 바로 알기! 지금 시작합니다.
『히말라야를 즐기는 일곱가지 방법』 (조석필 – 전남의대 산악부 OB)
1. 고산병이란 무엇인가
고산병은 병이 아닙니다. “집 떠나니 고생이다”라는 개념입니다.
굳이 정의하자면 “우리 몸이 고소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증상”이 고산병 입니다. 고도계 바늘이 3,000을 넘으면서부터 슬슬 머리가 아파오고, 입맛이 떨어지며, 숨이 가빠지는 뭐 그런 것들입니다. 고도가 4,000~5,000을 넘어가면 열에 다섯은 그런 불편한 일들을 경험한답니다.
5,500미터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가 절반으로 줄고,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는 삼분의 일 수준으로 떨어진다니까 그럴 듯 합니다. 그렇지만 산소 결핍이,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원인의 전부는 아닙니다. 고산병 환자에게 산소 치료는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으나, 하산은 언제나 효과적입니다. 고산병의 총체적 원인은 산소 결핍이 아니라, ‘고소 그 자체’ 입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이 ‘웬 고산?’ 인지 미리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고산병에 민감한가 그렇지 아니한가 하는 것은 완전히 개인적이고 체질적인 것입니다. 감수성에 성별, 연령별 차이도 없습니다. “나는 체력이 강하므로 고소에서도 끄떡없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착각입니다. 고소에서 잘 견딜지 그렇지 못할지를 아는 딱 한 가지, 스스로 고소에 올라가 보는 것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산병에 불편을 겪으면서도 “이것도 못 참으면 체면이 말이 아니네” 라는 생각으로 입을 다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자존심이야말로 고산병이 가장 좋아하는 함정입니다. 고산병은 한번 진행하기로 마음먹으면 무섭게 빠른 속도로 생명을 위협합니다. 체면 때문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서야 되겠습니까. 다행히 고산병에는 ‘과로금지! 탈수금지!’ 라는 예방책이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하산!’이라는 놀라운 해결책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끙끙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닙니다. “병은 자랑해야 낫는다.”는 옛말이 딱 맞는 경우가 바로 고산병이고, 충분히 주의만 한다면 별 것 아닌 것이 고산병 입니다.
그냥 견뎌도 되는 상태가 있는가 하면(고소증), 어디로 튀는지 감시해야 하는 단계가 있고(급성고산병), 즉각 조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고소폐부종과 고소뇌부종). 그래서 증상들을 잘 ‘읽어야’ 합니다. 고산병인지 아닌지, 심각한지 사소 한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지럽거나 잠이 안 오기도 하지요. “고소를 느낀다.”고 표현되는 이런 것들은 일단, 그냥 견뎌도 되는 가벼운 증세로 분류 됩니다. 히말라야를 받아들이기 위한 통과의례 같은 것이지요. 그렇지만 머리가 욱신욱신 아프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병’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물론 단순히 과로에 의한 두통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자고 일어난 아침까지 두통이 가시지 않는다면 그건 고산병 입니다. 두통은 고소에서 가장 흔한, ‘친구’같은 증상이지요. 등반 중에는 누구나 숨이 가쁩니다(이건 병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휴식 시간에도 ‘쌕쌕쌕쌕’하는 사람이 있답니다(이게 병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기 까지 하면 거의 확실하지요. 기침은 대부분 차고 건조한 공기 자극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가끔 흉부감염이나 고소폐부종에 의한 기침이 있기도 합니다. 손, 발이 붓는 것은 대게 물리적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시간 동안 팔을 흔드는, 즉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면 그리 됩니다. 배낭끈이 조여서 그럴 수도 있지요. 그렇지만 눈 주위가 붓기 시작하면 고산병을 의심합니다. 온 얼굴이 퉁퉁 부었다면 폐부종이나 뇌부종을 감시할 필요도 있습니다. 소변량까지 줄었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소변을 찔끔거리고 있다면 ‘충분히’ 걱정하세요. 그래야 합니다. 그나저나 그 많은 물들은 대체 다 어디로 갔을까요? 십중팔구, 얼굴이나 폐에 쌓이고 있는 것입니다!
고산병의 ‘심각한 정도’를 알려주는 증상은 두통과 숨가쁨입니다. 특히 쉬는 시간에도 쌕쌕거리는 것이 좋지 않답니다. 마지막으로, 응급상황을 예고하는 신호가 2가지 있습니다. 사람이 믿을 수 없도록 게을러지고 무력해지는 쇠약권태 (고소폐부종을 의미합니다)와, 운동실조(고소뇌부종을 의심합니다)가 그것입니다.
하산 하십시오.
“첫째 하산, 둘째 하산, 셋째도 하산.” 하산만이 유일하고 확실한 치료입니다. 가능한 한 조기에, 가능한 한 많이 하산해야 합니다. 증상이 인지되자마자, 한밤중에라도, 업혀서라도, 내려가야 합니다. 구조대나 의사를 기다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고소에서 하산보다 똑똑한 의사는 없습니다. 산소는 도움이 되겠지만 하산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산소를 주더라도 하산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갈 것이냐, 돌아설 것이냐 언제나 결론은 둘 중 하나입니다. 전진이냐, 하산이냐. 그나저나 ‘머리 조금 아프다고 하산, 입맛 없다고 하산’ 해서야 언제 산을 오르고 언제 구경을 하겠습니까. ‘결정’ 하는 일은 어렵고, 경험은 늘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 있는 증상 몇 가지와 운동실조 검사법 등을 잘 알아 두면 크게 도움이 됩니다. 히말라야에서, 고산병에 관한 지식은 등산기술의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비행기나 차로 곧바로 3,000미터 이상에 올라가지 말라, 혹시 그랬다면 첫 24시간 동안은 더 높이 올라가지 말라, 막영지 고도는 하루 300미터 이내로 제한하라 (현실적으로는 600미터), 1,000미터 오를 때마다 고소순응 휴식일을 가져라. 높은 곳에 올랐다가 낮은 곳에서 자라...” 아주 고전적인 예방지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등반 일정은 소속 팀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게는 주어진 일정을 소화해내는 ‘태도’, 즉 두 번째 항목이 더 중요합니다.
공연히 남을 의식해 ‘오버’ 하지 마십시오(아무도 당신을 쳐다보지 않는 답니다^^). 지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땀이 뽀각뽀각 나거나, 거친 숨소리를 내거나, 헐떡거려서는 오래 가기 힘듭니다. 가파른 곳에서는 휴식걸음을 이용하십시오. 아무리 게을리 걸어도 해 떨어지기 전에는 막영지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증 반사가 무뎌져, ‘목마를 때 찾아 마시는’ 정도로는 탈수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순조롭게 순응하려면 하루 1.5리터의 소변량을 유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 2~5리터의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네팔티를 숭늉 마시듯 하십시오. 고산병을 이기려면 일부러, 독하게, 챙겨서, 바보같이 꾸역꾸역 물을 드셔야 합니다.
그러나 느낌이 좋지 않거나, 다음 날의 일정이 무리할 정도로 가파르다면 다이아막스를 권합니다(1회 1정씩 하루 2회). 복용 중에는 손발이 저리기도 하고 소변량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물을 더욱 열심히 마셔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저런 부작용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약 먹고 올랐다”는 소리를 하고 싶지 않은 분들의 자존심 입니다. 그건...어쩔 수 없군요. 그렇지만 히말라야가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말씀 드립니다.
경쟁하지 마십시오. 우리나라에서의 ‘오버’는 탈진이지만, 히말라야에서는 목숨입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의 길을 가십시오. 힘들면 쉬고, 불편하면 약을 먹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고소 적응력은 체력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랑할 필요도 없고, 좌절할 이유도 없습니다.
여섯, 자잘한 ‘행복의 조건’들도 있습니다.
자기 암시가 고소에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짜증내지 말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 하십시오. 하얀 산을 즐기러 왔다는 사실만 상기하십시오.
탄수화물이고 뭐고 칼로리가 우선입니다. 입맛이 좋다는 것은 고소순응이 좋다는 것이지요. 입맛이 없더라도 “자리뜨기 전에 세 숫갈 더!”를 생활화합니다.
고소에서의 설사는 귀찮거나, 심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맹물은 안되며, 끓여 먹거나 생수를 사 드십시오. 네팔 티와 친해지는 것이 안전한 물을 마시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담배가 고산병과 직접 관련된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흡연 허가로 받아들이지는 마십시오. 담배는, 무조건 나쁩니다.
고소에서의 알콜은 담배보다 더 좋지 않답니다. 셀파 들의 지혜에서는 “고소에서의 첫 밤에는 절대 술을 마시지 마라”고 적혀 있습니다.
눈(雪)이 보이기 시작하면 눈(眼)을 보호해야 합니다. 하루만 게으름을 피우면 눈물이 줄줄 나고, 눈곱이 더덕더덕 끼는 ‘설맹’에 걸리지요. 눈밭에서는 선글라스가 몸의 일부입니다.
눈 표면에서 반사하는 자외선은 무섭습니다. 챙이 넓은 모자, 목덜미 보호, 그리고 강력한 선 블록 크림이 필수지요. 아참, 립크림도 필요하네요. 입이 헐면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고통스러우니까요.
대부분의 인생살이는 ‘되돌아가기’가 없습니다. 한번 실행하면 끝이지요. 그러나 고산병은 ‘취소(undo)' 명령이 듣습니다. 바로 ’하산!‘ 입니다. 올라가서 생긴 일이니 내려오기만 하면 해결됩니다. 그 점이 고산병의 매력입니다. 물론 하산은, 그 동안 쏟아 부었던 돈과 노력과 소망을 한꺼번에 ’삭제(delete)' 해 버리는 부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자료 손실도, 컴퓨터가 다운되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일입니다.
아주 심각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손이 붓는 듯하면 반지를 빼고, 더우면 옷을 벗는 것처럼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체질적으로 고소에 민감한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인위적 요소인 과로와 탈수만 잘 다스려도 “고산병은 없답니다!” 히말라야에서는, 캔디를 자주 입에 머금으십시오. 기침을 막아주고, 입안이 축축하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대부분의 경우 캔디처럼 달콤하게 히말라야를 누리고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히말라야에 오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무엇보다도 히말라야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내 몸상태를 알고, 고산증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 히말라야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시다구요? 혜초에서 함께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혜초는 어떻게 준비하나요?
혜초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1,000m 지대부터 트레킹을 시작하여 서서히 고도를 올리며 고소 적응할 수 있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혜초에서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트레킹을 하실 수 있도록 우리 입맞에 알맞은 한식으로, 상황에 맞게 식단을 구성하였습니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실 수 있도록 매 식사 때는 물론, 아침에 눈을 뜨시자 마자 따듯한 차를 드실 수 있게 직접 방으로 가져다드리는 서비스도 드리고 있습니다. 높은 고도, 산중 숙박, 일주일이 넘는 장거리 트레킹 일정에서 에너지원인 식사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차이가 생기며 소화불량 및 입맛을 잃기가 쉽지요. 혜초와 함께라면 이런 걱정은 덜 수 있겠죠?
그래도 고산증이 있다면? 혜초에서는 만일에 대비하여 고산증 예방약인 다이아막스를 구비해 놓았습니다. 5,000m 이상 고산 트레킹 시 응급 상황에 대비하여 산소통, 펄스옥시메타(산소농도 측정기), 가모우백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산증의 이해와 예방법에 대해 안내드렸습니다.
이제 조금 걱정을 덜어내셨나요? 그렇다면 이제 혜초와 함께 히말라야로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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