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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더욱 두터워지는 한 길 여행 - 여행매거진 'Go On' 5월호
작성일 2019.05.09

 

 

더욱 두터워지는 한 길 여행
혜초여행 석채언 대표이사

 

 

‘트레킹’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혜초여행. 27년간 지켜온 명성이 최근 들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곧게 지켜온 그 시간들을 들어보기 위해 혜초여행의 대장 석채언 대표를 만났다.


EDITOR 김관수 PHOTO BY 혜초여행개발(주)

 

 

 

 

혜초여행이 위치한 빌딩 로비에서 확인하니 제일 꼭대기 층에 혜초여행이 있다. ‘전 세계의 가장 높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주로 만드는 곳이어서 사무실도 이렇게
높은 곳에 자리를 잡은 걸까’라는 조금은 싱거운 생각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섰다. 보통의 사무실에서 느껴지기 어려운 쿨한 생동감, 마치 평소의 석채언 대표에게서
전해지는 기운을 마주하는 듯했다.

 

혜초여행의 시작이 궁금하다


본래 산을 좋아했고 전문 산악인으로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등반을 다녀왔었다. 이후에 국내 여행사에 트레킹 개발을 해보려고 입사했지만, 방향이 잘 맞지 않아서 1년 후에 퇴사를 한 뒤 네팔로 들어갔고, 지금의 랜드사라고 할 수 있는 현지 여행사를 만들었다. 그렇게 4년 정도 네팔에 있다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다시 혜초여행을 세웠다. 그때가 1992년으로 혜초라는 이름으로 벌써 27년이 지났다.

 

‘혜초’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네팔에서 혜초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여행사를 운영할 당시에 고은 시인, 장선우 영화감독과 함께 인도, 스리랑카를 약 40일간 여행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 여행을 하면서 신라 고승인 혜초 스님과 저서인 <왕오천축국전>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은 여행기로 분류되고, 혜초스님 역시 종교인이라기보다는 여행가로 많이들 평가한다. 무려 11년에 이르는 긴 여정을 당시의 환경에서 홀로 여행하고 그 기록을 남긴 것은 정말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혜초 스님의 탐험가적 정신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한국에 들어와 새롭게 혜초라는 이름으로 여행사를 만들게 됐다.

 

30년에 가까운 시간, 기억에 남는 일들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다.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네팔에서 여행사를 운영할 때 우연히 티벳을 다녀온 일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티벳을 다녀온 사례로 생각되는데, 동기부터가 흥미롭다. 당시 네팔에 비즈니스를 위해 찾아온 티벳과 중국의 여행사 사람들이 한글로 쓰인 사무실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 한때 연길에 살았던 중국 사람이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옛 기억에 식당이 아닐까 짐작했다고 한다. 여행사라는 사실을 알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티벳으로 즉석에서 초청을 해줘서 얼마 후, 티벳을 다녀오게 됐다. 당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도 맺어진 때가 아니어서 정말 낯선 경험을 하게 된 시간이었고, 이후에도 국내 방송사 촬영 등을 진행하며 파란만장한 일들이 많았다.

 

혜초여행이 문을 연 시기에도 트레킹 여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았나


당시에는 아주 극소수의 마니아 계층이 즐기는 분야였고, 여행의 장르로 꼽히지도 못했다. 아주 느린 속도로 조금씩 트레킹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다가,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어가면서 변화가 눈으로 확인됐다. 당시부터 사람들의 옷이 정장에서 기능성 의류로 바뀌어갔고, 또한 국내에 등산 문화가 크게 일어났던 IMF와 같은
시대적 상황도 있었다. 이후 국내 여행 트렌드가 도시문화 등에서 자연을 테마로 하는 여행으로 변화되었고, 최근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하며 본격적으로 트레킹이 여행의 주요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됐다. 요즘은 많은 여행객들이 트레킹을 건전한 여행으로 생각하고 알프스나 히말라야 트레킹 등을 버킷리스트로 꼽으면서 오로지 트레킹을 위해서 전 세계 곳곳을 찾아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트레킹이 대중화 된 것이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오는데 많은 고난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맞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고, 소위 오지로 구분되던 지역으로의 배낭여행 상품 등을 함께 진행하며 그런 위기상황들을 이겨냈다. 인도를 비롯해 스리랑카, 파키스탄, 티벳, 아프리카 등을 모든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간 결과, 배낭여행을 비롯한 일반 여행과 트레킹의 겸업이 혜초여행의 좋은 포트폴리오가 됐다. 또한 그런 과정을 통해 축적된 회사의 내부 문화들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오지에도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찾아가서 상품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혜초 직원들은 정말 겁이 없는 사람들이다.(웃음)

 

트레킹은 혜초여행에게 있어 어떤 의미인가


트레킹은 혜초여행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문화·역사 여행, 도보여행 등도 개발해서 함께 선보이고 있지만, 트레킹과의 연관성을 많이 찾으려고 한다. 트레킹은 지금도 더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레킹 여행객들은 히말라야나 알프스 등 몇몇 유명 트레킹 여행지를 다녀오면 그곳의 또 다른 코스로 트레킹을 즐기고 싶어 하고, 아예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트레킹 명소를 찾기도 한다. 혜초는 이러한 트레킹 여행객들을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트레킹 코스를 개척하며 혜초 스님이 그러했듯, 거침없이 탐험의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트레킹이 혜초의 변함없는 길이다.

 

혜초여행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평가가 무척 높은 것 같다. 그 이유는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는지


혜초를 통해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 중 다시 혜초를 찾으며 좋은 평가를 해주는 고객들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고품질의 상품을 만들고 이 상품을 손님들이 제
대로 즐길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려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혜초에서는 역시 트레킹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 현지를 찾아가서 발로 뛰며 답사하고 확인하면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어떻게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고, 이런 고민들이 실제 여행 중에 기획 의도대로 잘 운영되는지 확인하고, 어떻게 하면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까를 전 직원들이 함께 고민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품질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타깃층을 확정해서 좋은 가격에 판매한다.

 


만남을 끝내고 돌아 나오는 길, 대화의 말미에 석채언 대표가 호탕하게 웃으며 얘기한 “대한민국에 혜초 같은 여행사가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라는 이야기가 계속 떠올랐다. 혜초 같은 곳은 어떤 곳일까. ‘한눈 팔지 않고 집중하는 하나의 길, 그곳에 모든 길이 있다’라는 세상의 진리가 혜초여행을 통해 오래도록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여행매거진 'Go On'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