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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혜초 여행사 作名 에 관한 이야기
작성일 2009.04.17

1991년 2월 유명시인과 장선우 감독님 그리고 김형균 선생님이 카트만두에 오셨다. 카트만두에서 석채언을 찾으면 세 분의 여행 목적에 맞는 여행이 되리라는 소개를 받으셨단다.

영화 ‘경마장 가는 길’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장선우감독이 차기작인 “화엄경” 제작준비를 위해 나선 여행이란다. 당시 네팔에서 여행사를 하고 있었던 나는 얼떨결에 가이드로 이 분들의 여행을 맡았다. 사실 그때는 그분들의 유명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카트만두와 델리에서 환영(?)하는 안기부 사람으로 인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유명한 분들이라 여행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호텔과 좋은 식당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여행과 달리 미리 예약하지 않고 숙소와 차량을 그 때 그 때 섭외해야 함은 물론이며, 미리 준비한 석유 버너와 코펠로 쌀을 씻고 찌개를 끓여야 했다. 당연히, 술안주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심부름은 물론 늦은 밤까지 설거지까지 해야 했다. 

하인이 상전 모시듯 여행을 하면서 내가 도망가지 않은 이유는 여행 내내 끝없이 이어지는 이 분들의 깊이 있는 토론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불교 경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정말 많은 지식을 가진 분들이라서 옆에서 귀 동냥 하는데도 배울 점이 많았고 너무 재미있었다. 듣다보면 옆에 있는 우리도 어느새 그분들의 대화에 빠져들곤 했다. 이 때 35일 동안 배운 불교 지식으로 이후에 가이드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이드 밑천이 공짜로 생긴 셈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날이 지날수록 이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커갔다.


불교를 크게 발전시킨 아쇼카 왕의 산치 대탑에서 기나긴 참배를 마치고 망고나무 숲 그늘에서 쉬고 있는 일행분들께 한국에 가서 여행사를 하려고 하는데 ‘혜초 여행사’라고 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다.

혜초 스님은 고명한 신라스님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9세기에 인도 및 중앙아시아 등지를 두루 여행했던 여행가로서도 대단한 분이 아니신가. 바로 그 그늘 아래서 장선우 감독님은 ‘화엄경’을 영화로 제작하겠다고 하였으며, 나는 ‘혜초 여행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우리의 긴 여행은 남방불교의 본토인 스리랑카에서 끝이 났다... 콜롬보 공항에서 나는 인도로 돌아오고 그분들은 한국으로 가셨다.


시간이 흐르고 내가 먼저 1992년 여름에 ‘혜초여행사’로 여행법인을 설립했다. 그 다음 해에 장선우 감독님의 영화 ‘화엄경’이 개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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